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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궁성의 지형과 생김새

1. 안학궁성의 지형과 생김새

안학궁성은 지형선택과 생김새에서 일련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선 궁성을 쌓은 지형선택에서 볼 수 있다. 지난날 궁성을 어떤 위치, 어떤 지형에 정하는가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었다. 그것은 궁성의 위치와 지형을 잘 선택하여야 왕궁의 위엄과 웅장감을 살릴 수 있고 수도방위성과의 거리도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구려 사람들은 그러한 가장 적합한 위치와 지형으로서 지금의 대성산 남쪽기슭은 선택하였다. 안학궁성이 자리잡은 곳은 대성산의 소문봉을 등지고 있고, 산기슭을 따라 높지 않은 능선들이 동서로 이어져 있으며 앞에는 넓은 벌이 펼쳐져 있다. 또 그 앞으로는 대동강이 굽이쳐 흐른다. 궁성은 북쪽이 높고, 남쪽은 낮으며, 동쪽과 서쪽이 낮고, 중심부분이 두드러진 지형에 자리잡고 있는데, 남북의 높이차이는 9~10m 정도이다. 궁성의 북쪽 소문봉 기슭에는 깊지 않은 3개의 작은 골짜기가 있는데, 골짜기마다 샘이 솟아오르고 있다. 현재 가운데 골짜기에서 시작된 샘물은 궁성의 동북쪽 수구문을 통하여 성안 동쪽을 따라 흐르다가 동남쪽 수구문을 통하여 빠진다. 그리고 동쪽과 서쪽 골짜기에서 시작된 샘물은 궁성의 동·서쪽 성벽 바깥으로 흐르면서 성의 해자를 이루었다. 고구려 사람들은 대성산 소문봉의 남쪽기슭에 펼쳐진 지형조건을 그대로 살려 안학궁성을 평지가 아니라 경사진 구릉지대에 축조함으로써 왕궁의 웅장감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성안으로 물이 흐르게 하여 못과 정원을 꾸리는데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였으며, 성안팎의 각기 다른 지형에 갖가지 나무를 심어 궁성의 풍치를 수려하게 하였다.
이렇듯 지형조건을 잘 이용하여 안학궁성을 웅장하고 위엄있게 건설한 것은 고구려 사람들의 창조적 지혜와 재능의 산물이었다. 지형지물과 자연환경을 잘 이용하여 쌓은 안학궁성과 같은 궁성건축은 당시 고구려나 주변지역 나라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고구려의 환인 도읍시기 왕궁성으로 보고 있는 하고성자성은 산과 강으로 둘러막힌 협소한 평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집안 도읍시기의 왕궁성인 국내성도 역시 동북쪽의 우산이나 서북쪽의 산성자산의 구릉지대를 이용하지 않고 평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의 남북조시기 북위의 도읍지였던 평성성주 148
각주 148)
1988, 『중국산동산서의 도성유적』(일본 : 동명사),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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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 남조나라들이 사용한 건강궁주 149
각주 149)
1985, 『중국강남의 도성유적』(일본 : 동명사),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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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모두 평지에 쌓은 도성들이었다.
이 두 도성 유적의 주변에 결코 산이나 구릉지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평성성은 서북쪽에 높은 산이 있고, 건강궁인 경우에도 동·서·남쪽에 산이 있었으나 궁성과 도성을 평지대로 택하여 쌓았다. 이렇듯 산기슭의 구릉지대를 이용하여 건설한 고구려의 안학궁성은 선행시기의 고구려 왕궁성들과 다르며 특히 대대로 평지대에 그 위치를 정한 중국의 궁성, 도성들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루었다. 안학궁성은 그 생김새에서도 일련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궁성의 형태는 나라와 민족마다 자기의 고유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왕궁성의 형태는 대체로 네모형이었다. 그러나 같은 네모형이라 하더라도 직사각형, 정사각형 등으로 그 구체적 형태는 서로 달랐다.
안학궁성의 생김새는 평행사변형으로, 그 형태가 특이하다. 안학궁성의 네 성벽은 각각 한 변이 622m인데, 동·서성벽은 남북으로 평행을 이루었고, 남·북성벽은 동·서로 평행을 이루었다. 그러나 성벽의 동남모서리와 서북모서리를 직사각형일때보다 10°넓게, 서남모서리와 동북모서리는 10°좁게함으로써 평행사변형을 이루게 하였다.
실측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변의 길이가 622m인 안학궁 성벽을 정사각형으로 보면 두 대각선의 길이(A—C1과 D—B1)는 각각 870m이다. 그러나 현재의 안학궁성과 같이 그것을 평행사변형으로 만들었을 때에는 A—C는 950m이고, D—B는 800m가 된다. 결국 안학궁 성벽을 평행사변형으로 쌓음으로써 정사각형으로 쌓은 경우보다 동북모서리와 서남모서리 부분 성벽까지의 거리는 80m 늘어났고, 동남모서리와 서북모서리 성벽거리는 70m 줄어들었다.
이것은 안학궁 성벽과 성안 건축물들을 동남모서리에서 보면 정사각형으로 성을 쌓을 경우보다 더 넓어보이게 하고, 서남쪽에서 보면 종심이 더 깊어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현재 안학궁 일대의 지형이 당시 궁성을 쌓을 때의 지형과 큰 변동이 없다고 본다면, 안학궁성을 정사각형으로 쌓는데 장애가 되거나 불리한 조건은 하나도 없다. 이것은 고구려 사람들이 안학궁을 웅장하고 종심이 깊으며 무게있는 궁전으로 건설하기 위하여 궁성을 의도적으로 평행사변형으로 설계하고 쌓은 것이라고 인정된다. 고구려와 같은 시기에 축조된 중국의 궁성들은 모두 남북이 긴 장방형을 이루고있으며, 그 이후시기에도 궁성 형식에서는 장방형이 많았다. 중국의 건강궁, 남당궁, 남경궁성, 낙양궁성 등은 모두 남북이 긴 장방형이다.주 150
각주 150)
1985, 『중국강남의 도성유적』(일본 : 동명사), 3~5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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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고구려는 평양천도 당시 왕궁성 형식을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강대한 고구려의 위력을 과시할 수 있게 하였던 것이다.
[그림 1] 안학궁 실측도
- ※ 현재 성벽을 A, B, C, D로 표시.
직사각형일 때를 A, B1, C1, D로 표시.
이때 AC=950m, AC1=870m, DB=800m, DB1=870m

  • 각주 148)
    1988, 『중국산동산서의 도성유적』(일본 : 동명사),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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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주 149)
    1985, 『중국강남의 도성유적』(일본 : 동명사),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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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주 150)
    1985, 『중국강남의 도성유적』(일본 : 동명사), 3~5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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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궁성의 지형과 생김새 자료번호 : cr.d_0006_0020_0020_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