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까지 남아있는 고구려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는 고분과 고분벽화, 그리고 성곽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성곽문화는 700여년간 지속된 고구려왕조가 이룩한 다양한 문화를 대표할만한 자랑스러운 유산이다. 특히 고구려의 성곽문화는 성곽 그 자체만이 아니라 고구려 지방통치와 영역지배의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귀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고구려 성곽에 대한 연구는 근래에 들어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현존하는 성에 대한 현지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 고구려 성곽이 대부분 위치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 지역에 대해서는 우리 학계의 직접적인 조사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이나 중국에서의 현지 조사·연구도 아직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고구려 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좀 더 후일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구려 성으로 파악된 성의 총수는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지만, 중국내의 고구려성은 대략 170개 정도 파악되었고, 북한내의 고구려성은 압록강 이남 지역이 40여 개 정도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남한지역에도 임진강과 한강유역 일대에 소형 성곽과 보루 등 수십개가 남아있다.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누락된 성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고구려 山城은 적어도 200여개가 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 고구려 산성의 분포지는 대략 다음과 같이 크게 7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集安·桓仁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② 遼河 以東에서 鴨綠江까지의 遼東일대, ③ 豆滿江 중하류유역 일대, ④ 吉林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⑤ 平壤을 중심으로 하는 한반도 서북부지역, ⑥ 함경남도 동남 해안 지역, ⑦ 漢江·임진강 유역 일대 등이다.
이 중에서 본 고구려성 사진자료집은 1차적으로 고구려의 초기 발상지인 집안·환인 일대 및 요하선과 요동반도 그리고 길림성 서부 일대의 성곽에 한정하였기 때문에 본 개관에서도 주로 이 지역의 성곽을 중심으로 정리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