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조대신(天照大神)과 소잔오존(素戔嗚尊)의 갈등과 맹세
여섯 번째 이야기주 001
이때주 002에 소잔오존이 “나는 지금 명주 003을 받들어 근국으로 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잠시 고천원에 가 누이인 천조대신을 만난 후 영원히 떠나려고 합니다.”라고 말하자 이장락존은 이를 허락하여 소잔오존은 고천원으로 올라갔다.
그 후 이장락존은 신으로서의 일을 모두 마치고 저 세상주 004으로 가려 하고 있었다. 그래서 담로주 주 005에 유궁(幽宮;카쿠레노미야)주 006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히 은거하고 있었다.
또는 다음과 같이 전하기도 한다. 이장락존은 그 일을 다 마쳤는데, 그 신덕(神德)이 참으로 위대하였다. 그래서 하늘로 올라가 보고하였다주 007. 그리고 해의 소궁(少宮;와카미야)주 008에 머물며 지냈다고 한다[少宮은 와카미야(倭柯美野)라 읽는다.].
처음 소잔오존이 하늘에 올랐을 때, 그 영향으로 바다가 크게 요동치고 험해졌으며 산악도 명동(鳴動)하였다. 이는 이 신의 성질이 웅건한 탓이다. 천조대신은 원래 그 신이 난폭한 것을 알고 있었는데, 소잔오존이 하늘로 오르게 된 사정에 이르자 크게 놀라 “나의 아우가 오는 것은 결코 좋은 뜻이 아닐 것이다. 생각건대 틀림없이 나라를 빼앗을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대저 부모주 009가 아이들에게 명하여 각각 그 경계를 지으셨다. 어찌하여 자신이 맡은 나라를 버리고 감히 이곳을 엿보는가.”라고 말하고 싸울 준비를 하였다. 그 모습은 머리를 틀어 상투머리로 하고 치맛자락을 잡아매어 바지주 010로 하고 팔판경(八坂瓊;야사카니)주 011 오백 개의 어통(御統)주 012[御統은 미스마루(美須磨屢)라 읽는다.]을 머리의 비녀 및 머리장식[髻鬘]과 팔에 감고, 또 등에는 천전(千箭)주 013[千箭는 치노리(知能梨)라 읽는다.]의 채(靫)주 014와 수많은(五百箇) 화살을 꽂을 수 있는 전통을 짊어지고, 팔꿈치에는 능위([稜威])주 015[稜威는 이츠(伊都)라 읽는다.]있는 활팔찌([高鞆])주 016를 메고 활 끝[弓彇]을 세우고 칼자루를 움켜잡고, 허벅지가 땅속으로 들어갈 정도로 힘차게 지면을 밟고, 마치 눈가루를 불어 흩어지게 하는 것처럼 땅을 박차고[蹴散은 쿠웨하라라카스(俱穢簸邏邏 箇須)라 읽는다.], 위엄 있는 음성(稜威雄詰)[雄詰은 워타케비(鳥多稽眉)라 읽는다.]은 돋우고 위엄 있는 꾸짖음(稜威嘖讓)[嘖讓은 코로히(擧廬毗)라 읽는다.]으로 소잔오존의 면전을 향해 책망하듯 물었다.
이에 소잔오존이 “나는 본시 사심이 없습니다. 다만 부모의 엄한 명령을 받들어 지금부터 영원히 근국으로 떠나려 합니다. 그러나 누님을 뵙고 가지 않을 수 없어서 잠시 틈을 내어 구름안개를 헤치고 먼 길을 찾아 왔습니다. 그런데 누님이 이를 기뻐하기는커녕 도리어 화를 낼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천조대신은 다시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너의 결백한 마음을 무엇으로 증명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소잔오존이 이에 대답하여 “청컨대 누님과 더불어 맹세주 017하고자 합니다. 그 맹세하는 내용 가운데[誓約之中은 우케히노미나카(宇氣譬能美難箇)라고 읽는다.] 반드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을 넣읍시다. 그리하여 만약 내가 낳은 아이가 여자아이라면 나에게 흑심이 있는 것으로 여기십시오. 그러나 만약 남자아이라면 나의 마음이 결백한 것으로 여겨 주십시오.”라고 말하였다. 그래서 천조대신은 먼저 소잔오존이 차고 있던 긴 십악검(十握劒)주 018을 빌려 세 토막으로 나눈 뒤 이를 천진명정(天眞名井;아마노마나위)주 019에서 흔들어 씻어 아작아작 씹어서[𪗾然咀嚼은 사가미니카무(佐我彌爾加武)라 읽는다.] 입속에서 내뱉었다. 그때 내뱉는 입김의 안개[吹棄氣噴之狹霧는 후키우츠루이후키노사기리(浮枳于都屢伊浮岐能佐擬理)라고 읽는다.] 속에서 생겨난 신을 이름하여 전심희(田心姬;타코리히메)주 020라 한다. 다음으로 단진희(湍津姬;타기츠히메)주 021가 생겨났고 다음에 시저도희(市杵嶋姬;이츠키시마히메)주 022가 생겨났다. 모두 합하여 세 여신이다.
다음은 소잔오존의 차례로 천조대신의 머리핀과 머리장식주 023, 팔에 걸친 팔판경(八坂瓊)의 오백 개의 어통(御統)을 빌려 마찬가지로 천진명정의 물로 흔들어 씻어 아작아작 씹어 부수어 그것을 입속에서 뱉어냈다. 그때 내뱉는 입김의 안개 속에서 생겨난 신을 이름하여 정재오승승속일천인수이존(正哉吾勝勝速日天忍穗耳尊;마사카아카츠카치하야히아마노오시호미미노미코토)주 024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천수일명(天穗日命;아마노호히노미코토)주 025[이는 출운신(出雲臣;이즈모노오미)주 026, 토사련(土師連;하지노무라지)주 027 등의 조상이다.]이 태어났다. 다음으로 천진언근명(天津彦根命;아마츠히코네노미코토)주 028[이는 범천내직(凡川內直;오호시카우치노아타히)주 029, 산대직(山代直;야마시로노아타히)주 030 등의 선조이다.]이 태어났다. 다음으로 활진언근명(活津彦根命;이쿠츠히코네노미코토)주 031이 태어났다. 다음으로 웅야여장일명(熊野櫲樟日命;쿠마노노쿠스비노미코토)주 032이 태어났다. 모두 합하여 다섯 명의 남신이다. 그래서 천조대신이 명하여 “이 아이들이 태어난 근원을 따지자면 팔판경 오백 개의 어통은 나의 것이다. 따라서 그 다섯 명의 남신은 모두 내 아이이다.”라고 말하고 맡아서 길렀다. 또 명하여 “그 십악검은 원래 소잔오존의 물건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근본으로 하여 생겨난 세 여신은 모두 너의 아이다.”라고 말하고 이 여신들을 소잔오존에게 주었다. 이 여신들은 축자의 흉견군(胸肩君;무나카타노키미)주 033들이 제사지내는 신이다.
그 후 이장락존은 신으로서의 일을 모두 마치고 저 세상주 004으로 가려 하고 있었다. 그래서 담로주 주 005에 유궁(幽宮;카쿠레노미야)주 006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히 은거하고 있었다.
또는 다음과 같이 전하기도 한다. 이장락존은 그 일을 다 마쳤는데, 그 신덕(神德)이 참으로 위대하였다. 그래서 하늘로 올라가 보고하였다주 007. 그리고 해의 소궁(少宮;와카미야)주 008에 머물며 지냈다고 한다[少宮은 와카미야(倭柯美野)라 읽는다.].
처음 소잔오존이 하늘에 올랐을 때, 그 영향으로 바다가 크게 요동치고 험해졌으며 산악도 명동(鳴動)하였다. 이는 이 신의 성질이 웅건한 탓이다. 천조대신은 원래 그 신이 난폭한 것을 알고 있었는데, 소잔오존이 하늘로 오르게 된 사정에 이르자 크게 놀라 “나의 아우가 오는 것은 결코 좋은 뜻이 아닐 것이다. 생각건대 틀림없이 나라를 빼앗을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대저 부모주 009가 아이들에게 명하여 각각 그 경계를 지으셨다. 어찌하여 자신이 맡은 나라를 버리고 감히 이곳을 엿보는가.”라고 말하고 싸울 준비를 하였다. 그 모습은 머리를 틀어 상투머리로 하고 치맛자락을 잡아매어 바지주 010로 하고 팔판경(八坂瓊;야사카니)주 011 오백 개의 어통(御統)주 012[御統은 미스마루(美須磨屢)라 읽는다.]을 머리의 비녀 및 머리장식[髻鬘]과 팔에 감고, 또 등에는 천전(千箭)주 013[千箭는 치노리(知能梨)라 읽는다.]의 채(靫)주 014와 수많은(五百箇) 화살을 꽂을 수 있는 전통을 짊어지고, 팔꿈치에는 능위([稜威])주 015[稜威는 이츠(伊都)라 읽는다.]있는 활팔찌([高鞆])주 016를 메고 활 끝[弓彇]을 세우고 칼자루를 움켜잡고, 허벅지가 땅속으로 들어갈 정도로 힘차게 지면을 밟고, 마치 눈가루를 불어 흩어지게 하는 것처럼 땅을 박차고[蹴散은 쿠웨하라라카스(俱穢簸邏邏 箇須)라 읽는다.], 위엄 있는 음성(稜威雄詰)[雄詰은 워타케비(鳥多稽眉)라 읽는다.]은 돋우고 위엄 있는 꾸짖음(稜威嘖讓)[嘖讓은 코로히(擧廬毗)라 읽는다.]으로 소잔오존의 면전을 향해 책망하듯 물었다.
이에 소잔오존이 “나는 본시 사심이 없습니다. 다만 부모의 엄한 명령을 받들어 지금부터 영원히 근국으로 떠나려 합니다. 그러나 누님을 뵙고 가지 않을 수 없어서 잠시 틈을 내어 구름안개를 헤치고 먼 길을 찾아 왔습니다. 그런데 누님이 이를 기뻐하기는커녕 도리어 화를 낼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천조대신은 다시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너의 결백한 마음을 무엇으로 증명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소잔오존이 이에 대답하여 “청컨대 누님과 더불어 맹세주 017하고자 합니다. 그 맹세하는 내용 가운데[誓約之中은 우케히노미나카(宇氣譬能美難箇)라고 읽는다.] 반드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을 넣읍시다. 그리하여 만약 내가 낳은 아이가 여자아이라면 나에게 흑심이 있는 것으로 여기십시오. 그러나 만약 남자아이라면 나의 마음이 결백한 것으로 여겨 주십시오.”라고 말하였다. 그래서 천조대신은 먼저 소잔오존이 차고 있던 긴 십악검(十握劒)주 018을 빌려 세 토막으로 나눈 뒤 이를 천진명정(天眞名井;아마노마나위)주 019에서 흔들어 씻어 아작아작 씹어서[𪗾然咀嚼은 사가미니카무(佐我彌爾加武)라 읽는다.] 입속에서 내뱉었다. 그때 내뱉는 입김의 안개[吹棄氣噴之狹霧는 후키우츠루이후키노사기리(浮枳于都屢伊浮岐能佐擬理)라고 읽는다.] 속에서 생겨난 신을 이름하여 전심희(田心姬;타코리히메)주 020라 한다. 다음으로 단진희(湍津姬;타기츠히메)주 021가 생겨났고 다음에 시저도희(市杵嶋姬;이츠키시마히메)주 022가 생겨났다. 모두 합하여 세 여신이다.
다음은 소잔오존의 차례로 천조대신의 머리핀과 머리장식주 023, 팔에 걸친 팔판경(八坂瓊)의 오백 개의 어통(御統)을 빌려 마찬가지로 천진명정의 물로 흔들어 씻어 아작아작 씹어 부수어 그것을 입속에서 뱉어냈다. 그때 내뱉는 입김의 안개 속에서 생겨난 신을 이름하여 정재오승승속일천인수이존(正哉吾勝勝速日天忍穗耳尊;마사카아카츠카치하야히아마노오시호미미노미코토)주 024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천수일명(天穗日命;아마노호히노미코토)주 025[이는 출운신(出雲臣;이즈모노오미)주 026, 토사련(土師連;하지노무라지)주 027 등의 조상이다.]이 태어났다. 다음으로 천진언근명(天津彦根命;아마츠히코네노미코토)주 028[이는 범천내직(凡川內直;오호시카우치노아타히)주 029, 산대직(山代直;야마시로노아타히)주 030 등의 선조이다.]이 태어났다. 다음으로 활진언근명(活津彦根命;이쿠츠히코네노미코토)주 031이 태어났다. 다음으로 웅야여장일명(熊野櫲樟日命;쿠마노노쿠스비노미코토)주 032이 태어났다. 모두 합하여 다섯 명의 남신이다. 그래서 천조대신이 명하여 “이 아이들이 태어난 근원을 따지자면 팔판경 오백 개의 어통은 나의 것이다. 따라서 그 다섯 명의 남신은 모두 내 아이이다.”라고 말하고 맡아서 길렀다. 또 명하여 “그 십악검은 원래 소잔오존의 물건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근본으로 하여 생겨난 세 여신은 모두 너의 아이다.”라고 말하고 이 여신들을 소잔오존에게 주었다. 이 여신들은 축자의 흉견군(胸肩君;무나카타노키미)주 033들이 제사지내는 신이다.
- 번역주 001)
- 번역주 002)
- 번역주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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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주 005)
- 번역주 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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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인어
- 이름
- 소잔오존, 천조대신, 이장락존, 소잔오존, 이장락존, 이장락존, 소잔오존, 천조대신, 소잔오존, 소잔오존, 소잔오존, 천조대신, 소잔오존, 천조대신, 소잔오존, 전심희, 단진희, 시저도희, 소잔오존, 천조대신, 정재오승승속일천인수이존, 천수일명, 천진언근명, 활진언근명, 웅야여장일명, 천조대신, 소잔오존, 소잔오존
- 지명
- 담로주, 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