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一書)에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9-2).

천신이 경진주신, 무옹추신을 위원중국에 보내 평정하게 하였다. 두 신이 “하늘에 나쁜 신이 있다. 이름은 천진옹성(天津甕星；아마츠미카호시), 다른 이름은 천향향배남(天香香背男；아마노카타세오)이라 한다. 먼저 이 신을 죽이고, 그 다음에 내려가서 위원중국을 평정하자.”고 말하였다. 이때 재주(齋主；이하히)^{주 001}

번역주 001)

재주는 몸과 마음을 潔齋하여 신을 모시는 사람인데, 그 제사의 대상이 되는 신이 ‘이하히노카미(神)’이다.

의 신을 재대인(齋大人；이하히노오토나)^{주 002}

번역주 002)

재주신의 이름인데, 이름에 어른을 의미하는 ‘오토나(大人)’가 있는 것은 그 신이 사람의 모습을 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라 한다^{주 003}

번역주 003)

여기서는 악신인 별의 신을 처치하기 위한 출정에 앞서 재주신을 제사지내며 성공을 기원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 이 신이 지금 동국의 즙취(檝取；카토리)^{주 004}

번역주 004)

千葉縣 佐原市 香取에 香取神宮이 있다. 『古語拾遺』에는 그 祭神을 經津主神이라 하고 있다.

의 땅에 있다. 두 신이 출운의 오십전협의 작은 해안에 내려와 대기귀신(大己貴神)에게 “그대는 장차 이 나라를 천신에게 바치겠는가, 어떤가.”라고 물었다. “그대 두 신의 말은 아무래도 의심스럽다. 내가 전부터 있던 곳에 온 것이 아닌가. 그런고로 허락할 수가 없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경진주신은 돌아와서 보고하였다. 그때 고황산령존은 두 신을 다시 보내어 대기귀신에게 “지금 그대가 말한 것을 들으니, 이치에 크게 합당하다. 고로 다시 상세하게 절차를 갖추어 명하겠다. 그대가 다스리는 현세의 정치에 관한 일은 나의 자손이 다스릴 것이다. 그대는 신사(神事)에 관한 일을 맡도록 하라. 그대가 거주해야 할 천일우궁(天日隅宮；아마노히스미노미야)^{주 005}

번역주 005)

천상계의 일신의 궁전을 말한다.

은 지금 지으려고 한다. 즉 천심(千尋)^{주 006}

번역주 006)

尋은 두 팔을 벌린 길이를 말한다. 중국에서는 8척 또는 7척이라 하여 일정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曲尺의 6척(약 1. 8ｍ)을 말한다.

이나 되는 고승(栲繩)^{주 007}

번역주 007)

북나무로 만든 밧줄이다.

으로 튼튼하게 잡아매도록^{주 008}

번역주 008)

원문은 百八十紐(모모야소무스비)인데, 이는 끈을 몇 번이고 묶고 묶어서 아주 강하게 구축하는 고대의 건축법을 말한다.

하겠다. 궁을 만드는 방식은 기둥은 높고 굵게 하고, 판은 넓고 두꺼운 것으로 하겠다. 또 밭을 만들어 주겠다. 또 그대가 왕래하는 바다에 가기 위한 도구로써 고교(高橋), 부교(浮橋), 천조선(天鳥船)^{주 009}

번역주 009)

원문은 天鳥船인데, 여기서는 水鳥船으로 빠른 배를 말한다.

도 만들어 주겠다. 또 천안하(天安河；아마노야스노카와)에 다리를 만들겠다. 또 튼튼한 백순(白楯)을 만들겠다. 또 그대를 제사지낼 자는 천수일명(天穗日命；아마노호히노미코토)^{주 010}

번역주 010)

고천원에서의 서약 때 素戔嗚尊이 천조대신의 瓊을 깨물어 化成한 둘째 아이인데, 稻穗의 영력을 지닌 신이다. 본문에서는 국토평정의 최초의 사자로서 파견되었으나 대기귀신에게 아첨하며 천상계에 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

이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대기귀신이 “천신의 가르침이 이렇게 은근합니다. 감히 명에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다스렸던 것 가운데 현세의 일은 황손이 다스려야 합니다. 나는 신사(神事)를 다스리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기신(岐神)을 두 신에 천거하여 “이 신이 나를 대신하여 섬길 것입니다. 나는 이곳을 떠나겠습니다.”라고 하고 몸에 상서로운 팔판경(八坂瓊)의 옥^{주 011}

번역주 011)

옥은 왕자의 소유물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을 걸고 영원히 숨어버렸다^{주 012}

번역주 012)

出雲신사에 鎭座된 것을 말한다.

.
때문에^{주 013}

번역주 013)

이하 經津主神이 전국을 순행하며 적을 평정, 귀순시켜 나가는 이야기, 主神 고황산령존이 大物主神에게 황실 자손의 수호신이 되도록 명령하고, 또한 紀國 忌部의 遠祖인 제신들에게 제구의 제작을, 太玉命에게 大己貴神의 제사를, 天兒屋命에게 사제를 명하고 마침내 天忍穗耳尊을 강림시키는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다른 곳과는 다른 전승이 많은 점이 주목된다.

경진주신은 기신을 향도로 하여 두루 다니면서 평정하였다. 명에 거역하는 자가 있으면 죽이고, 따르는 자는 칭찬하였다. 이때 귀순해 온 우두머리는 대물주신(大物主神；오호모노누시노카미)^{주 014}

번역주 014)

신대기 상권의 일서 8-6에서는 大國主神(大己貴神)의 별명으로 나오고 있다.

과 사대주신(事代主神；코토시로누시노카미)^{주 015}

번역주 015)

본문에서는 대기귀신의 아들로 나와 아버지를 대신해 국양의 뜻을 표명하고, 자신도 모습을 감추고 물러나고 있다. 大和의 葛上郡에 式內社인 鴨都波八重事代主命신사가 있다. 대물주신과 사대주신은 나라분지 동서에 신위를 지닌 신으로 그 중간에 高市郡이 있다.

이었다. 여러 신을 천고시(天高市；아마노타케치)^{주 016}

번역주 016)

大和國 高市郡의 지명에 기초해 붙인 이름으로 생각된다.

에 모아 인솔하여 하늘로 올라가 그 성의를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