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一書)에서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7-2).
일신이 천원전(天垣田;아마노카키타)
을 자신의 논으로 삼고 있었다. 그런데
소잔오존이 봄에는 도랑을 메우고 논둑을 무너뜨려 모심기를 할 수 없게 하였고, 또 가을에는 벼가 여물 무렵에 마음대로 새끼줄을 매고 끌고 다녀 추수를 방해하거나 또 일신이 직전(織殿;하타도노)에 있을 때에는 천반구를 생으로 가죽을 벗겨 그 전당 안으로 던져 넣기도 하였다. 이러한 그의 소행은 모두 난폭하기 그지없었는데, 일신은 동기의 정으로 화내는 일도 없었고 또한 원망하지도 않았다. 언제나 관대한 마음으로 용서하였다. 그런데 일신이 햇곡식으로 신상제(新嘗祭)를 지낼 때
소잔오존이 신상전에 몰래 들어가 자리 밑에 분을 뿌려 두었다. 일신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자리 위에 앉았기 때문에 일신의 온몸에서 냄새가 나고 말았다. 이에 대해서는 천하의 일신도 화가 나서 결국 천석굴에 들어가 바위 문을 닫아버렸다. 그래서 여러 신들은 앞날을 걱정하여 경작부(鏡作部;카가미츠쿠리)
의 선조인
천강호자(天糠戶者;아마노메카도노카미)
에게 거울을 만들게 하였고, 기부(忌部)의 선조인
태옥(太玉)에게는 폐백을 만들게 하였다. 그리고 옥작부(玉作部;타마스리)
의 선조인
풍옥(豐玉)
에게는 구슬을 만들게 하였다. 또 산뢰자(山雷者;야마츠치)
에게 수많은
진판수(眞坂樹)로 된 팔십옥첨(八十玉籤;야소타마쿠시)
을 채집시키고, 야퇴자(野槌者;노즈치)
에게는 수많은 야천(野薦;노스즈)
으로 된 팔십옥첨을 만들게 하였다. 이 모든 물건들이 다 모아져서 준비가 끝나자 중신(中臣)의 선조인
천아옥명(天兒屋命)은 곧 신축(神祝)을 외웠다. 이리하여 일신은 바위 문을 열고 나오게 된 것이다. 그때 앞서 말한 거울을 그 석굴 안에 넣었더니 문에 닿아서 작은 상처가 생겼다. 그 상처는 지금도 남아있다. 이는
이세(伊勢)에서 제사지내는 대신(大神)이다
. 그리고 신들은
소잔오존에게 벌을 내려서 그에 맞는 속죄의 물건을 바치도록 하였다. 손끝에 있는 손톱은 길한 것을 불러들이는 물건
으로 삼고, 발끝에 있는 발톱은 악한 것을 물리치는 물건
으로 삼았다. 또 침을 백화폐(白和幣)
로, 콧물을 청화폐(靑和幣)
로 삼아 이로써 모든 죄를 씻게 하고 마침내 신들의 심판으로 추방시켰다[送糞는 쿠소마루(俱蘇摩屢)라고 읽는다. 玉籤는 타마쿠시(多摩俱之)라고 읽는다. 祓具는 하라헤츠모노(波羅閉都母能)라고 읽는다. 手端吉棄는 타나스에노요시키라히(多那須衛能余之岐羅毗)라고 읽는다. 神祝祝之는 카무호사키호사키키(加武保佐枳保佐枳枳)라고 읽는다. 逐之는 하라후(波羅賦)라고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