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림시 마선향 마선촌 마선하(麻線河) 인근

집안고구려비(集安高句麗碑)

고구려 중기

2012년 7월 29일 촌민에 의해서 발견되어 집안시 박물관에서 11월 12일까지 조사 및 보고서를 작성한 후 공개하였다.
비석은 분황색의 화강암으로 제작되었으며, 납작한 장방형이다. 상부보다 하부가 약간 넓다.
오른쪽 위 모서리는 파손되었고, 바닥 부분 양 모서리는 완만한 원형이다. 하부 중간에 장부(榫頭)가 있어, 원래 비석을 끼워 세우는 비좌(碑座)가 있었음을 알 수 있으나,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신(碑身) 정면과 뒷면 양면은 비교적 정교하게 가공하였고, 표면은 정연하고 광택이 난다. 정면 윗부분에 새겨진 글자는 마모가 비교적 심하고, 아랫부분에 새겨진 글자는 마모가 그다지 심하지 않다. 오른쪽 윗부분 모서리가 파손되면서 그 부분에 있던 10여 글자가 결실되었다. 정면에는 총 10행으로, 1-9행은 22자, 마지막 10행은 20자를 새겨 원래는 218자가 있었는데, 석비가 장기간에 걸쳐 강바닥에 있음으로 인하여 강물에 침식되고 모래와 자갈에 마모되면서, 비문의 일부 글자가 모호해졌다. 때문에 현재는 156자를 판독할 수 있고, 뒷면에는 한 행만 확인 할 수 있다. 좌측에 인위적으로 뚫은 (鑿損)흔적이 있고, 필획 흔적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연호두(煙戶頭)의 이름 등으로 추정된다.
중국 국가문물국이 발행하는 '중국문물보'에 공개한 비석 전문은 다음과 같다.
(□는 훼손된 글자)

1.1 □□□□世必授天道自承元王始祖鄒牟王之創基也
1.2 □□□子河伯之孫神靈祐護蔽蔭開國辟土繼胤相承
1.3 □□□□□□煙戶以此河流四時祭祀然而□脩長煙
1.4 □□□□煙戶□□□□富足□轉賣□□守墓者以銘
1.5 □□□□□□□罡□太王□□□□王神□□輿東西
1.6 □□□□□□追述先聖功勛彌高悠烈繼古人之慷慨
1.7 □□□□□□□□自戊□定律教□發令其修復各於
1.8 □□□□立碑銘其煙戶頭廿人名以示後世自今以後
1.9 守墓之民不得擅自更相轉賣雖富足之者亦不得其買
1.10 賣如有違令者後世□嗣□□看其碑文與其罪過

집안고구려비는 광개토왕비에 비하면 크기나 내용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으나, 자료가 부족한 고구려사 연구에 있어 매우 귀중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 비석의 발견과 공개과정에서의 중국 당국의 태도 때문에 비석의 진위에 의심을 갖기도 한다. 비문의 내용에 있어서도 광개토왕비문과 비교할 때, 새로운 내용은 거의 없고, 마치 광개토왕비문의 내용을 축약한 것처럼 보여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의혹보다는 연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다각도로 판독과 분석, 고구려사에서 비석이 가지는 의미부여에 매진하고 있다. 훼손부분으로 인하여 명확한 해석은 어려우나, 현재까지 판독된 글자들을 보면, 광개토왕비문에 언급된 묘지기 관련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고 보면, 집안비는 광개토왕비문에서 광개토왕이, 상조선왕(上祖先王) 왕릉에 묘지기 관련 규정에 착오가 없도록 하라는 유훈을 남긴 것에 대한 결과물로 받아드려도 좋을 것이다. 집안비는 천추묘(千秋墓)에서 서북쪽으로 456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인데, 비석이 이동하였을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양자 간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추묘의 피장자를 광개토왕의 부친 고국양왕으로 보는 다수의 연구도 있다.
집안비의 출현은 고구려 수묘연호제도 뿐 아니라, 고구려 연구 전반에 단서를 제공해주는 중요 유물이라고 평가된다.

집안고구려비는 마선하의 서안에서 발견되었는데, 천추묘(千秋墓)에서 서북쪽으로 456m 떨어져 있고, 마선구(麻線溝) 2100호분(JMM2100)에서 서북쪽으로 659m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