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유적의 지리 - 지형적 특징

크라스키노 성터는 연해주 남부 지역 츄카놉카(얀치혜) 강 유역 엑스페지치야 만에서 작은 지류들로 굴곡된 분지 수원의 우안에 위치한다(그림 1-a, 1-3). 해안가로부터는 400m 정도, 가장 인접한 강의 지류로부터 100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인근 크라스키노 마을로부터 남서쪽으로 2km 정도 떨어져 위치해 있다.
크라스키노 성터는 말굽형의 외관을 가지고 있으며 곡선형의 상부는 대략 북쪽을 지향하고 있다. 성벽을 따라 3 곳의 성문들(남문, 동문, 서문)이 있는데 외부에 대한 방어용 성벽으로 방어벽을 구축하고 있다(그림 4). 성벽은 잔디가 입혀져 있으며 상단 몇 곳에서 성벽의 석골 구조가 밖으로 드러나 있다. 성벽의 폭은 상단이 1m 정도, 성벽 하단의 폭은 10 ~ 12m 정도이며 성벽의 높이는 성터 내부에서 측정할 경우 1 ~ 1.5m, 성터 외부에서 측정할 경우 2.5m까지 이르고 있다. 성벽의 총 길이는 1.2km 정도에 이른다.
남문에서 북쪽 성벽 방향으로 폭이 30m에 달하는 주작대로가 발견되는데 이 주작대로는 크라스키노 성터를 동부와 서부의 두 지역으로 나누고 있다(그림 4). 크라스키노 성터 내에서 높은 지형의 구역에 관청 건물 또는 절터 건물의 기단과 커다란 석재들이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그림 4).
크라스키노 성터 내 고고문화층은 두 번에 걸쳐 부분적인 훼손과 파손을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 일차로 크라스키노 성터 북부 지역에 농가를 건설하고 주된 경작지로 삼았던 구한인들에 의해 훼손된 바 있다. 그 결과 고대 건축물들의 커다란 석재 기반들 중 일부와 작은 석골재들이 옮겨져 퇴적더미를 이루고 있으며 현재 크라스키노 성터 중심부에 封墳처럼 쌓여 있다. 성터 내 배수를 위해 이들 구한인들은 성벽을 관통하는 배수로를 추가로 설치하기도 하였다(그림 3). 이차적으로는 30년대와 50년대에 걸친 기간 동안 이 지역에서 지역군 수비대의 군사적 훈련이 이곳에서 주기적으로 시행되었다. 이로 인해 성벽과 성터의 남부 및 서부 지구에 각종 군사 훈련 관련 시설들 - 참호, 토굴 및 엄폐 시설 - 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연해주 내 다른 발해 성터들과 다르게 크라스키노 발해 성터는 매우 잘 보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