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 조닌 거주지에서 가게가 장사하고 있는 모습은 드물고, 술집 14~15채와 간장·기름·누룩 등을 만들어 파는 가게가 영지 내의 수요를 충당하며, 그 외에 다른 지방의 순항선을 통해 화물이 드나들어 장사하는 모습이 주로 보입니다. 종이·실·짚신·다다미·돗자리·국자 그 외에 가재도구·일용품·창호(建具) 등에 이르기까지 오사카에서 사들여 아카마가세키·하카타 인근에서 오는 순항선으로 거래하고, 쌀·콩·팥의 대부분은 영주가 조선 무역에서 얻은 곡물을 사용하거나 또는 순항선들로부터 매입하기도 합니다. 100석(石)을 실을 수 있을 정도의 배는 10척 정도로, 조닌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큰 배는 없습니다. 영주가 조선에 파견하는 쾌속선 종류는 어선으로 쓸 정도의 작은 배만 보이고, 오사카에 오고가는 파발선 같은 것들까지도 다른 지역에서 입항한 배를 고용해서 쓴다고 합니다. 이번에 저희가 도해한 배도 이번 산킨코타이(參勤交代)^{주 001}

각주 001)

다이묘가 격년 교대로 가신들을 거느리고 영지를 떠나 에도에 와서 생활하며 쇼군을 배알하는 것으로, 무가제법도(武家諸法度)에 의해 성문법화되었다. 다이묘는 격년제로 에도에서 생활해야 했기 때문에 에도에 번저(藩邸)를 만들어 가신들을 상주시켰다. 더불어 다이묘의 처자는 인질로서 에도에 살게 했다. 다이묘들은 규정된 규모의 군단을 편성하여 에도와 영지를 정기적으로 왕복해야 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 되었으나, 전국의 다이묘들이 영지와 에도를 왕복해야 했기 때문에 에도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교통로가 발달했고, 에도의 문화가 지방으로 전파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산킨코타이 제도는 이미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에 히데요시의 거성(巨城)이 있던 오사카, 후시미에 다이묘들의 저택을 두어 거주하게 하면서 영지를 왕복하게 했던 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준비를 위해 3관(貫)^{주 002}

각주 002)

관(貫)은 질량의 단위이자 총화의 단위이다. 1관(貫)=1000몬메(匁).

50몬메(匁)^{주 003}

각주 003)

본문에는 메(目)로 되어 있다. 몬메(匁)는 에도시대 은의 통화단위이자 일본 고유의 질량단위의 호칭이다. 10匁·10銭=1兩, 160匁·160銭=1斤, 1000匁=1貫.

를 주고 조슈(長州)^{주 004}

각주 004)

나가토노구니(長門國)의 별칭. 에도시대에는 하기(萩)에 번청을 둔 조슈번(長州藩)의 소령이었고, 현재 야마구치현이다,

미야이치(宮市)의 배를 고용해 두었다가, 사용하지 않게 되자 영접하기 위한 배로 보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