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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벽화

사냥꾼 04

  • 저필자
    김진순(대구국제공항 문화재감정관)
덕흥리벽화고분(德興里壁畵古墳)의 앞 칸 동벽 천정에 그려진 수렵도 벽화의 인물 상세도이다. 화면에 보이는 말 탄 무사는 몸을 돌려 뒤에서 달려오는 검은 멧돼지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중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말도 무사와 같이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고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세의 궁술은 기원전 3세기 경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족인 파르티아에서 유행하였던 것으로 ‘파르티안 샷’이라고 불린다.
고구려의 활은 ‘맥궁(貊弓)’으로 불렸는데, 중국 사람들도 탐내는 매우 유명한 활이었다. 맥궁은 박달나무 종류로 만든 목궁(木弓)이 아니라 소나 물소와 같은 동물의 뿔을 사용하여 만든 각궁(角弓)의 일종으로, 기록에 의하면 천보(千步)를 날아간다고 하였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났다. 고구려의 무사들은 사냥 시 화살촉의 끝이 넙적한 도끼날형 활촉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호랑이나 멧돼지 등 덩치가 크고 힘이 센 맹수를 잡는데 용이하다.
무사의 머리에는 건(巾 : 고대 모자의 한 종류로, 천으로 머리 전체를 감싸고 뒤에서 묶었음)이 둘러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건은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쓰던 모자였지만, 무관들도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활동성이 높은 건을 착용하였다. 복식은 선(襈 : 학이나 두루미의 날개 끝이나 목 분에 있는 검은 깃털을 모방한 의복양식으로, 시베리아 샤며니즘의 영향으로 볼 수 있음)이 대어진 저고리에, 활동성이 뛰어난 통이 좁은 바지인 궁고(窮袴)를 착용하였다. 궁고도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주로 입던 바지이나, 승마나 전투에서와 같이 기동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궁고를 입었다.
고구려인들은 바로 이러한 수렵활동을 통해 말 타기와 활쏘기 기술을 일상적으로 연마하였는데 이렇게 훈련된 기마술(騎馬術)과 궁술(弓術)은 전투에서 크게 맹위(猛威)를 떨쳤다. 고구려가 한 때나마 중국 동북지역과 한반도 남부에 이르기까지 넓은 영토를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고구려인들의 일상 속에 배어 있던 이와 같은 상무적 기풍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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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 04 자료번호 : kk.d_0002_0070_0020_0010_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