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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벽화

서벽의 제1굄돌(들보)

  • 저필자
    김진순(대구국제공항 문화재감정관)
강서대묘(江西大墓) 서벽 제1굄돌 옆면에 그려진 벽화이다. 제1굄돌은 무거운 석재 천정의 하중을 안전하게 받치기 위해 묘실 벽 위에 올려 진 건축 부재(部材)로 들보 혹은 양방(梁枋)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고구려벽화고분은 실제 건축물을 모방하여 축조하였기 때문에, 들보와 같은 목조 건축물 가구(架構)가 초기 고분벽화에서부터 등장하기 시작한다. 초기 고분벽화의 들보에는 대개 괴운문(怪雲紋 : 괴상하게 생긴 구름무늬) 혹은 운문(雲紋)과 같은 구름무늬를 단청(丹靑)하여 지상위에 축조된 무덤 공간이 더 이상 현실세계가 아닌 사후의 천상세계임을 암시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중기 고분벽화에 이르러, 불교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연화당초문 등 식물계 문양으로 새롭게 대체되어 장식되기 시작하였다.
화면에 보이는 문양은 연화문(蓮花紋)과 넝쿨형태의 팔메트계{종려잎 문양. ‘인동’이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나 국제적 통용어는 팔메트임} 당초문(唐草紋:덩굴 형식의 식물문양)이 결합된 모습으로, 파상형(波狀形態 : 파도모양) 당초문이라 불린다. 당초문은 고대 그리스, 로마, 페르시아, 아라비아, 인도,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서 널리 사용되면서 각 나라의 독자적 문화와 결합하여 다양하게 발전해 온 다국적(多國籍) 문양이다. 중국의 당초문은 중국 고유의 동물형 당초문{일명 용당초(龍唐草) 혹은 훼룡문계당초(虺龍紋系唐草)}과 서방 전래의 식물형 당초문으로 나뉜다. 고구려에서는 중국과의 활발한 문화적 교류로 인해 이 두 가지 형태의 당초문이 모두 사용되었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는 안악(安岳) 1·2·3호분, 수산리고분(水山里古墳), 환문총(環紋塚) 등 주로 평양(平壤) 지역에서 많이 보이며, 후자의 서방계(西方系) 당초문은 5세기 말 경에 고구려에 전래되었으며, 통구(通溝) 사신총(四神冢), 강서중묘(江西中墓), 강서대묘(江西大墓) 등과 같이 후기 사신도 벽화에서 주로 보인다.
화면에는 모두 6개의 당초문 넝쿨이 등장하는데, 왼쪽에서부터 네 번째와 여섯 번째 넝쿨이 연꽃으로 장식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팔메트문양으로 장식되었다. 이러한 구성방식은 다른 벽면이 하나같이 중앙의 보주연화문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며 펼쳐진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당초 덩굴줄기의 부드러운 곡선과 팔메트문양의 유려한 곡선이 조화를 이룬 훌륭한 작품이다. 채색기법은 역시 동양화의 선염법(渲染法 : 색을 차차 엷게 발라 명암을 나타내는 기법)을 연상시키듯 명암이 강조되어 부드러운 입체감을 잘 살려내고 있다.
연화는 원래 불교에서 깨달음과 부활을 의미하는 꽃이지만, 도교적 성격의 고구려 후기 사신도 고분벽화에서는 종교성보다는 장식성이 강조되어 등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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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벽의 제1굄돌(들보) 자료번호 : kk.d_0001_0050_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