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대묘(江西大墓) 제3굄돌 북동벽의 아랫면에 그려진 벽화그림이다. 제3굄돌은 삼각형의 판석(板石)으로 천정의 모를 줄이기 위해 사용되었다.
삼각형이 직각을 이루는 구석 부분에는 팔메트{종려잎나무. ‘인동(忍冬)’이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나 국제적 통용어는 팔메트임} 연화문(蓮花紋)이 표현되었다. 세 겹으로 이루어진 정면형의 연꽃 가장자리에는 팔메트 이파리가 장식되었다. 채색 기법은 수묵화의 선염법(渲染法 : 색을 차차 엷게 발라 명암을 나타내는 기법)으로 제작된 화조화(花鳥畵)를 보듯 섬세하면서 매우 우아한 모습이다. 이러한 문양은 서역 불교의 영향으로, 중국의 남조(南朝)에서 시작하여 고구려에 전래된 것이다.
팔메트연화문 위쪽에는 두 마리의 봉황(鳳凰)이 서로 마주보는 자세로 묘사되었다. 봉황은 상서롭고 고귀한 뜻을 지닌 신조(神鳥)로, 그 외형은 주작(朱雀)과 닮았다. 화면에 보이는 봉황의 모습은 다른 굄돌에 비해 박락이 심해져 자세히 확인하기는 힘드나 강서대묘에 그려진 주작과 유사한 형태를 보여준다. 봉황의 입에는 팔메트 연화가지가 물려있다. 삼각형의 공간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꽃과 새를 절묘하게 포치시킨 구도가 매우 참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