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에서 러시아 군대가 승리를 거두자 일본은 한국을 희생시켜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건대, 최선의 보상 방법으로 한국을 일본의 보호령으로 만드는 것이 받아들여졌고, 그런 조치를 성공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는 한국 황제가 일본의 보호와 엄청난 수의 일본 군대 파견을 요청하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일본의 주인 행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경험상 잘 알고 있었던 황제는 그런 제안에 굴복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러시아의 구상을 가지고 일본이 협박을 한 것은 황제에게 일종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본과 러시아 모두로부터 한국을 지킬 수단을 강구해야 했습니다. 그런 수단을 생각해 낸 것은 프랑스의 모험가 트레뮐레였습니다. 그의 조언에 따라, 일본 정부에 대해 한국의 중립화 문제를 제기하고 다른 열강들은 이 계획을 어떻게 보는지 일본이 알아볼 것을 요청하는 비밀 임무를 띠고 조병식이 도쿄로 파견되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분명히 쉽게 자기네가 독차지하거나 최소한 러시아와 반씩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다른 열강들과 나누는 것은 완전히 불이익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제안을 거절했고, 그리하여 조병식 사절단은 이 문제에서는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습니다. 조병식이 도쿄에서 중립화 문제에 관해 자문을 구했던 미국 공사는 답변을 완전히 회피한 후 워싱톤에 알아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한 대신의 자문에 5등관 파블로프는 (9월 25일자 전보를 통해) 한국의 중립화에 반대를 표명했습니다. 한국은 자국에 대한 외부의 불가침을 확보해야, 한국이 조약을 준수하고 외국인의 권리를 수호할 것을 보증하는 모든 것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현 정세 하에서 “중립화는 현재의 난관을 제거해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가장 원치 않는 경우를 초래해 한국 문제의 최종 결말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 파블로프의 생각입니다. 파블로프는 일본과 직접 새로운 협정을 맺거나, 반드시 중립화가 자리 잡기를 이미 원하고 있다면 사전에 그 기반을 마련해 여러 행정 부문에 대한 러－일의 감독을 확립하는 것이 더 시의적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 문제에 관한 저의 상세한 고찰은 파블로프가 10월 16일 여순항을 통해 내각으로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