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11월 6일 № 356을 부여함

서울, 1897년 8월 31일

 

№ 2

 

미하일 니콜라예비치 백작 각하

 

제가 서울에 도착한 후, 2차로 도착한 우리 교관단이 벌써 한 달 이상을 나머지 조선군대의 훈련에 투입되기를 기다리며 아무런 할 일 없이 지내는, 있을 수 없는 상황을 알고 나서 저는 최초의 알현 자리가 마련되면 국왕전하에게 이런 상황에 진지한 주의를 기울이시게끔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문제는 군부대신과 그 몇몇 동료들이 이곳 일본 공사관의 거듭되는 상신(上申)에 겁을 먹어 우리 교관단이 직무에 착수하는 것을 지연시켜 그것을 못하게 하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럴 목적으로 가능한 모든 핑계를 계속해서 새로 만들어냈습니다. 우리 교관단의 초빙 조건에 대한 합의안은 계속 새롭게 바뀌었고 일은 조금도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지연시키는 데는 일본인들에 대한 두려움 외에도 우리 장교들을 지휘하게 될 부대장들이 러시아식 제도가 도입되는 시점부터 불법적이고 부수적인 수입이나 뒷돈을 챙길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사라지게 될 것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정도 한 몫을 했습니다.

저는 국왕에게 현재의 사태를 솔직하게 밝히고 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엄격한 명령을 내려주시길 요청하였습니다. 조선국왕은 군부대신이 이 문제에 대해 체계적인 반대를 하고 있다는 말씀도 숨기지 않으셨는데, 이 군부대신은 최근에도 제 선임자가 시작한 교섭을 무한정 중단시키려고만 애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제가 전하에게 그런 경우에는 심씨^{주 001}

번역주 001)

군부대신 심상훈

를 그 직위에서 즉시 해임시키고 더 분별 있는 인물로 교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씀드리자 전하는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시겠다고 저를 설득하셨습니다. 그러나 군부대신의 사임은 8월 27일이나 되어서야 이루어졌고 그러고 나서야 우리 교관단의 사업 문제가 마침내 제대로 된 방향을 찾게 되었습니다. 군부대신의 직무는 임시로 내부대신에게 위임되었지만, 오늘까지도 수도에 주둔하는 조선군을 새로 도착한 우리 교관단에게 맡기는 일은 제가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주로 여전히 실세이자 위험한 대원군이 신임 군부대신을 위협하고 음모를 꾸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일 내에 각하에게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었다는 보고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덧붙여 우리 군(軍)관청이, 푸탸타(Путята) 대령이 우리 교관단을 최종적으로 정립시키기 전에 그를 소환할 수 있다고 인정한 것에 대해 각하에게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의 부재, 그리고 마찬가지로 이곳 군무관 스트렐비츠키(Стрельбицкий) 대령이 일본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은 사정을 많이 어렵게 만들었고 부분적으로는 스트렐비츠키에 적대적인 음모가 무성하게 되는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깊은 존경과 충성을 다하여 삼가 아룁니다.

 

 

각하의 충복

시페이예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