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보낸 지급 공보
1893년 7월 24일 수신.
서울, 1893년 5월 06/18일. № 43.
니콜라이 파블로비치 각하
제가 지난 4월 24일 자로 보낸 № 37 보고서에 대한 각하의 답변성 전문을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4월 22일 국왕을 알현할 때 일본 대표가 국왕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문서는 그 날 오전 데니주 001가 외부에 보낸 최후통첩의 복사본입니다. 1889년 원산으로 대두류 반입 금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이로 인해 일본 상인들이 소송을 했는데 소송은 15일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소송 결과 조선인들이 물어야 할 배상금에 대한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그 뒤로 조선인들은 이 문서를 비밀스럽게 보관해 오고. ...이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보고되었습니다. ...주 002 저는 이 문서의 내용을 4월 29일 외부대신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대신은 몸이 아파서 데니주 003씨가 마련한, 국왕을 알현하는 자리에는 불참했습니다. 최후통첩을 받은 후 그는 금액의 정당성을 논박하면서 아주 확고한 입장표명을 했습니다. 민씨 일가는 점점 퍼져가는 동학에 대한 소문 때문에 당황해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에 대한 조선 고관들의 공감대 표명으로 인해 놀라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신의 병환이 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5월 1일자로 퇴임하겠다는 대신의 확고부동함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퇴임은 받아들여졌습니다. 새로 임명된 대신은 남정철로 전 외부협판입니다. 그는 이홍장 시대에는 천진에서 조선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매우 나약한 성격의 보유자로 민씨 일가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습니다. 오이시씨주 004는 이런 변화된 상황에 대해 만족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새 대신을 방문하지 않으면서도 아주 친밀한 것처럼 행동합니다. 오이시씨는 동정심 많은 승리자인 척 합니다. 그러면서 새 대신에게 조선 정부가 일본인들에게 양보할 뜻이 전혀 없으니 이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런데 그의 의중을 민씨 일가가 간파해버렸습니다. 그들은 일본인들의 충복인 예의 김가진을 일본 공사의 직위에서 박탈한다는 지령을 내리라고 국왕에게 강요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외부협판이자 한성판윤인 김사철이 임명되었으며 그는 곧 도쿄로 떠날 예정입니다. 그런데 오이시씨는 원산사건주 005과 관련하여 일본 정부로부터 새 지령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의 최후통첩 기한은 어제로 끝났습니다. 5월 5일 그는 대신의 답변성 방문을 기다리지 못하고 자신의 상냥한 성격으로 조선인들의 생각을 돌려 보려고 또 상회소를 찾아 갔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가 최후통첩에서 요구한 배상금을 17만 7천 달러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98,000달러로 삭감했습니다. 상회소에서 배상금을 2분의 1로 삭감한 뒤 이 금액에 동의하라고 대신을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대신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대신은 이에 대해 오늘 아침 통역관을 통해 제게 통보해왔습니다. 만일 오이시 씨가 이 사건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말을 계속한다면 오늘 그를 찾아가서 전 대신 민종묵이 이미 지난 해 6월 일본인들에게 제시한 6만 달러만을 제안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조선인들이 일본인들에게 6만 달러를 제안한 사실을 각하께 보고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4월 29일 르 장드르(Лежандр)장군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했습니다. 6만 달러는 이미 이전에 협상된 금액이기 때문에 조선인들이 일본인에게 6만 달러를 제시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일본인들에게 그런 요구를 하도록 대신에게 전권을 부여했습니다. 이는 합당한 방법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대표, 즉 대신의 제안을 절대 거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후 5월 1일 국왕의 심복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원산사건에 대한 대화 도중 일본인들은 결국 이 금액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그에게 도쿄의 조선 대리공사를 통해 그렇게 제안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장군은 저의 조언을 국왕에게 즉시 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편 장군은 국왕 알현석상에서 오이시씨가 보여준 행동에 관하여 조선 정부가 도쿄에 단호하게 문제제기를 했다고 알려줬습니다.
심심한 존경심과 충심으로.
각하의 충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