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내용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검색
  • 디렉토리 검색
  • 작성·발신·수신일
    ~
러시아 소장 근대한국문서

일본의 대러 군사계획 기록에 대한 첨부문서

Приложение к Мемории о военных намерениях Японии против России
  • 구분
    보고서
  • 저필자
    부딜롭스키
  • 문서번호
    ГАРФ,ф.543,оп.1,д.174,лл.12-19об.
  • 원소장처
    러시아연방 국립문서보관소
  • 대분류
    외교(국제문제)
  • 세부분류
    국제관계
  • 주제어
    러일전쟁
  • 색인어
    블라고베센스크, 스레텐스크, 하바롭스크
  • 형태사항
    16  , 타이핑  , 러시아어 
일본과 전쟁을 치른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서글프지만 아주 명백한 사실로, 우리에게는 세계적인 의미를 지닌다.
1) 일본은 해상에서 우리를 격파했는데, 우리 태평양 함대를 일부는 궤멸시키고 일부는 함대 스스로 궤멸하도록 만들었다.
2) 우리는 모든 지상전에서 패했다. 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보다 약할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던 일본 육상병력이 우리보다 약하기는커녕 월등히 강한 데다가 무장도 훨씬 더 잘 되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두 가지 사실은 다음 사항을 확인시켜 준다. 우선, 일본의 전투수단에 관한 우리 요원들의 공식 정보에 바탕을 두고 우리가 계산한 내용은 완전히 오산이었다는 것과, 둘째로, 늦게나마 이를 깨달았다면 앞으로는 승리를 확실히 담보하고 국가의 명예를 살리며 평화로운 지배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이미 발생한 모든 사태를 상세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해 시도한 모든 군사행동은 비참하게 끝나 버려, 완강한 일본인들을 쓰러뜨리기 위해 전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대에 단 한 번도 부응하지 못한 채 우리나라를 고통에 빠뜨렸다.
따라서 대체 우리의 모든 불행의 근원은 어디에 있으며 그것은 무엇인지라는 물음이 어쩔 수 없이 제기된다.
신문잡지에도 그렇고 여론에도 마치 전쟁에 대한 준비부족이 우리의 모든 불행의 유일한 원인이라는 하나의 확신이 지금까지 퍼져 있다. 하지만 아마도 그건 아닐 것이다. 1년 전이라면 준비 부족이 이유가 되었겠지만, 초반에 회전을 한 이후 육군 총사령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군 수뇌부가 일본에 관한 공식 자료를 지침삼아 모두가 일본군을 완전히 궤멸시킬 것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군과 대포 수를 산정했기에 지금 와서 준비 부족을 얘기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가 겪는 모든 불행의 진정한 원인은 일본에서 보내온 공식 보고를 신뢰한 데서 찾아야 한다.
그러므로 작년 한 해 전쟁을 하면서 겪은 의외의 유쾌하지 못한 사태를 막기 위해 우리는 우선 일본에 관한 공식 정보를 폐기하고, 제때 전혀 주목받지 못한 기록 자료에서 출발해야 한다. 만일 1년 전에 우리가 사태의 진정한 모습을 깨달았더라면 전쟁은 벌써 끝났을 것이다. 일본인들의 전쟁 심리는 얼마 안 되는 단순한 상황들로 인해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전쟁의 목적은 승리여야 하고, 승리하려면 적보다 강해야 하며, 또한 군사(軍事)에서 적처럼 능숙해야 한다. 무릇 용기란 적에 대한 승리가 예견될 경우 모든 무사가 갖춰야 할 자질이지만, 승리가 보장되지 않을 때는 전쟁에서 그의 우둔함만 증명해 줄 뿐이다.
본질적으로는 단순하면서도 분명히 실용적인 이 명제들은 일본인들이 자신의 힘을 믿지 못할 때는 그들을 겁쟁이로 만든다. 이것은 우리 사령관들이 여러 차례 지적한 바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명제들은 일본인들이 자신의 힘의 우위를 확신할 경우 그들을 무분별할 정도로 용감하게 만든다.
그런데, 우리도 이런 명제에서 출발해 군대를 만든다면 일본 병사의 그 특수성은 그들 자신에게 치명적인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이다. 전장 가까이에서도 예비 병력을 헤아릴 수 없고, 또한 일본인들에게는 무기의 질과 양도 알려지지 않아 그들의 계산을 어긋하게 하기 위해 현장에서 무기를 준비해야만 하는 그런 집결 지점들을 기지로 삼는다면 전장의 모습은 금세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일본보다 2배 이상의 부대를 차출할 수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문제는 일본이 우리에 대적해 차출할 수 있는 대군의 수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일본 인민 전체가 우리와 전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군의 수는 엄청날 것임에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두 배 더 많은 군을 차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여기서 승산은 다소 대등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일본은 10년 전부터 우리와의 전쟁을 준비하면서 모든 것을 예상하여 주민 모두가 군 복무를 하도록 열심히 준비시켰고, 중요한 것은, 그들이 우리를 능가하는 규모로 무기를 비축해 두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무장한 청소년이 비무장한 장수를 쉽게 이길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옳았다. 덧붙여, 일본은 아직 전쟁을 하기 오래전부터 러시아를 이기기에 아주 충분할 정도로 각종 무기와 전투장비를 준비하기 위해 그에 필요한 모든 수단들을 국내에 비축해 두려고 고심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럴 경우 우리가 일본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아래에서 서술하는 것처럼, 그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단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때, 미봉책은 모두 영원히 배제해야 하며 일시적인 성공에 조금이라도 도취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에게 치명적일 수가 있는데, 왜냐하면 일본은 미국과 영국의 공감에 기대어 우리가 예기하지 못하는 집중력을 발휘함으로써 우리를 막다른 상황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의 내용을 개괄적인 고찰로 볼 수 있지만, 그러나 몇 년 지나서라도 우리가 영원히 승리할 수 있는 그런 전쟁 수행 계획을 마련하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바로 지금 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일본과의 전쟁을 쉬운 일로 여겼으나 그래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 전쟁은 우리에겐 힘겨운 일로 보일 정도로까지 중차대하고 어려운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비용의 [1단어 판독불가]를 준비해야 한다. 그 비용이 아무리 크고 국가가 어떤 압력이든 가해야만 할지라도 더 이상 늦추는 것만은 안 된다.
이상 서술한 바를 최후의 수단(ultima ratio)이라고 간주한다면, 전쟁을 오래 끄는 한이 있어도 우리가 확실히 승리할 수 있는 조치들을 개략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의 과제들을 제대로 설명하는 일이다. 즉 우리는 전쟁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과제들은 본 글의 서두에서 지적한 두 가지 주요 명제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현재 상황에서 해전과 지상전을 수행할 수 있는가, 아니면 지상전에만 집중하는 것이 더 현명한가 하는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마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우리의 지상 병력이 어쨌든 일본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면서 우리와 일본의 해군력을 비교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의 해군력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방법은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간접적이기는 해도 대신 믿을 만한 다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해서 우리와 일본의 해군 자원을 비교해볼 것이다.
우리의 해군 자원은 전장과 가까운 블라디보스토크가 전부이다. 여기에는 건선거(乾船渠)주 001
각주 001)
큰 배를 만들거나 수리할 때, 배를 넣을 수 있도록 땅을 파서 암벽을 두른 구조물. 수문을 설치하고 바닷물을 넣거나 뺄 수 있게 되어 있음.
닫기
1개, 작은 기계식 작업장들, 그리고 매우 제한된 수의 기술자들이 있다.
국내에는 1급 건조(建造) 시설을 갖춘 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해 크론슈타트, 기가(Гига), 티바바,주 002
각주 002)
우크라이나의 한 마을.
닫기
아보,주 003
각주 003)
핀란드의 한 도시.
닫기
헬싱키가 있는데, 여기에는 전부 4개의 건선거와 2만여 명의 기술자가 있다.
일본은 설비가 훌륭한 해군공창 5개와 전장에서 가까운 무역항 8곳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요코스카-건선거 3개, 배수량 6천 톤 미만의 순양함을 건조하는 1급 선박건조 시설, 거대 규모의 어뢰 및 포탄 실험실, 각종 군수품을 제작하기 위한 온갖 종류의 작업장이 있다. 이 항구에서는 2만 명 정도의 숙련 기술자가 일하고 있다.
구레-건선거 2개, 함대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갖춘 훌륭한 설비의 공창, 1만 5천 명 정도의 항구 기술자가 있다.
사세보-건선거 1개, 대규모 작업장, 병기고, 실험실, 훌륭한 선박건조 시설 들이 있고, 1만 5천 명 정도의 항구 기술자가 있다.
마이주로-건선거 1개와 함대에 필요한 각종 항만 시설이 있으며, 항구에서는 1만 명 정도의 기술자가 일하고 있다.
무로란-건선거 1개, 최신 기계 설비를 갖춘 공창, 1만 명 정도의 기술자와 항구 노동자가 있다.
하코다테-이 무역항은 건선거 1개와 선박건조 시설 및 기계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항구 기술자는 6천 명 정도이다.
도쿄-건선거 2개, 포탄을 제조하는 각종 병기창, 훌륭한 선박건조 시설, 실험실 들이 있고, 기술자는 2만 명이 넘는다.
요코하마-건선거 2개와 선박건조 시설 및 기계 시설들이 있고, 공장 노동자는 1만 명 정도이다.
우라가-건선거 1개와 수리 작업을 위한 기계 작업장들이 있고, 도크와 작업장 노동자는 5천 명 정도이다.
오사카-건선거 1개와 훌륭한 선박건조 시설 및 기계 시설 들이 있고, 항구 기술자는 1만 명 정도이다.
고베-건선거 1개가 있고, 오노가메에는 모르토노프 엘링주 004
각주 004)
배를 건조하여 진수시키는 시설.
닫기
과 대규모의 선박건조 시설들이 있다. 오노가메에서는 청일전쟁 때인 1893년과 1894년에 수뢰정 36척이 건조되었다. 항구 기술자는 1만 5천 명이 넘는다.
츠루가-건선거 1개와 기계식 수리 공장이 있고, 항구 기술자는 7천 명 정도이다.
나가사키-건선거 1개, 모르토노프 엘링, 독립된 조선소, 훌륭한 기계식 항만 설비가 있고, 항구 기술자는 6천 명 정도이다.
이처럼 일본은 훌륭하게 설비된 항구 13곳에 선거 18개와 모르토노프 엘링 2개, 14만 3천 명의 노동자와 기술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술자가 얼마나 숙련된 자들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일본이 얼마나 강력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관해 논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추측하기로 전쟁이 일어난 지난 한 해 동안 이 항만 자원들은 계속 사용되었고 그래서 1년 동안 일본에서는 해군력이 쉽게 증강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의 해군력 증강에 대해 우리는 아는 바가 전혀 없지만, 상대편이 계산에서 매우 신중하며 또 수학적으로 거의 정확하다는 사실을 아는 우리로서는 그들의 해군력 증강을 예상해야만 한다.
이상으로 볼 때 일본 함대 쪽이 우세하다는 점은 더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 그러므로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해상에서 적극적으로 군사행동을 전개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며, 따라서 우리는 신중을 기해 아직은 시위적인 방식의 군사행동만 하는 것으로 그쳐야 한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일본의 재정 자원을 고갈시키고, 부분적으로는 그들 스스로 와해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우리가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일본 함대의 구성원들과 주로 타고난 뱃사람인 사병들은 우리와 달리 자연스럽게 또다른 전투력이 될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일본 육군은 언젠가는 격파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우리 함대가 적극적인 군사행동을 펼 시기가 올 것이다. 그 무렵이면 우리 함대는 더욱더 강해질 것이고, 그럼으로써 지금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그 위험이 제거될 것이다.
본 글의 두 번째 사항은 일본 군대가 우리 군대보다 더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첫 번째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우리는, 만일 전쟁 시작 전에 러시아 군대가 일본 군대보다 공식적으로 10배나 더 강하다고 간주되었다면 어떻게 해서 그리 된 것인지를 완벽하게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
모든 불행이 어디서 생겼는지 확실하게 단언할 수 있다. 즉 그것은 우리 군 요원도 그렇고 다른 관리들도 그렇고 기록에 있는 사실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데서 비롯되었다. 사실들에 대한 무지 때문에 결국 육군 총사령관과 육군성은 공식적인 수치만 가지고 계산한 것에 근거해 일본군을 격파하는 데 필요한 군의 수를 잘못 산정했던 것이다.
일본인들은 너무도 빈틈이 없어서 힘의 평형을 허용하지 않는다. 힘의 평형을 허용한다는 것은 위험을 허용한다는 뜻이 될 텐데 그것은 일본 민족의 성격에 어긋난다. 따라서 그들의 지상 병력은 우리의 2배 이상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결론은 러시아가 모르고 있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즉, 청일전쟁 중 일본은 유럽식으로 속성 훈련된 군대에 기대를 걸 수 없게 되자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1백만 명의 사무라이를 예비병으로 두었으며, 러시아와의 전쟁을 위해 민족 전체에 마음의 준비를 시켜야만 했다는 것이다.
지상에서 우리가 겪은 모든 실패의 진정한 원인은 바로 여기서 찾아야 한다.
전쟁이 막 시작되었을 때부터 우리가 일본인들의 빈틈없는 성격을 제대로 파악해 2백만 명의 군대를 전장 부근에 집결시키려 전적으로 노력했다면 지금 전쟁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일본은 닳도록 써먹은 전술을 사용하기 위해 4백만 명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러면 십중팔구 어떤 국채로도 이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일본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관념이 우리의 모든 참패의 진정한 원인이었음을 올바른 결론이 시사해 준다. 우리에게는 이 수수께끼 같은 민족을 진실하게 밝혀줄 만한 러시아어 저술이 한 편도 없다. 그런 책이 있었다면 우리는 일본에서는 아주 먼 옛날부터 내란이 일어나면 모두가 무기를 드는 데 익숙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며, 따라서 이곳에서는 농민과 상인도 똑같이 정부군에서 복무하는 군인처럼 능숙하게 칼싸움을 하고 화살도 쏜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 정부가 자국민의 이 특성을 백분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우리보다 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만큼의 인원을 쉽게 동원하고 있다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반면, 우리는 전장에서 1만 베르스타나 떨어져 있어 기한까지 증원군을 파병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리하여 지난 한 해 전쟁을 치르는 동안 우리는 처음보다 두 배나 약해졌고 일본은 더욱더 강해진 것이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한 진지하게 모든 사태를 숙고해야 하는데,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는 길은 아마 하나뿐일 것이다.
첫째, 국민군을 소집하고 제국 전체에 동원령을 내린다.
둘째, 성직자를 통해 러시아 사람들에게 다음 사실을 알린다. 즉, 현재 일본과의 전쟁이 실제로 어떤 양상을 띠고 있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우리는 전쟁 수행 계획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며 일본에 승리하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치욕적인 운명에 처하게 되고 러시아인 한 가구 당 최소 100루블에 해당하는 막대한 배상금을 일본에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셋째, 이르쿠츠크, 스트레텐스크,주 005
각주 005)
스레텐스크(Сретенск)의 다른 이름. 자바이칼 지역에 있는 도시.
닫기
블라고베센스크, 하바롭스크를 전쟁에 필요한 모든 전투수단의 집결 기지점으로 즉시 전환한다.
넷째, 전쟁에 필요한 모든 전투수단이 전장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만들어지도록 위의 도시들에 병기창, 공장, 실험실을 가능한 한 서둘러 설비한다. 여기에 필요한 기사와 기술자가 러시아에 충분히 없을 경우에는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에서 구할 수도 있다.
다섯째, 모든 동원 부대를 철도와 상관없이 기량에 따라 이르쿠츠크, 스트레텐스크, 블라고베센스크, 하바롭스크로 즉시 보내어 퇴역장교의 지휘 아래 대규모의 훈련 요원을 편성하고, 훈련받은 사병들은 군을 보충하고 새로운 부대를 구성하기 위해 떠나게 한다.
여섯째, 모든 퇴역장교에게, 계급에 상관없이 하지만 적절한 건강 상태가 유지된다는 조건 하에 사병들에 대한 교전 훈련 등의 임무를 자발적으로 맡도록 제안하고, 요원을 맡는 대가로 연금의 반액 정도를 추가로 지급한다. 그리고, 적에 대한 군사행동에 그들은 파견되지 않을 것과, 평화조약이 체결되면 이 직무를 맡은 사람들에게 각각 복무 연수마다 5% 증액한 연금을 받을 권리를 부여할 것을 약속한다.
일곱째, 일본인들이 이미 그랬던 것처럼 중국 주민을 군에 복무시킨다. 중국인들은 10% 이하로 현역병에 편입되어 러시아 사병들과 함께 교전 훈련을 받으며, 또한 부대 내에서는 비(非)교전 업무를 수행하면서 규율을 익히고, 통역으로도 근무하게 될 것이다.
여덟째, 샌프란시스코, 마닐라, 상해, 싱가포르, 바타비아주 006
각주 006)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의 과거 네덜란드식 명칭.
닫기
에서 통상(通商) 요원을 가장한 훌륭한 첩보부를 조직한다. 이들은 서류상으로 다른 나라 국적이지만 실제로는 복무 경험이 있는 교양 있는 러시아 장교로서, 무역 업무를 보면서 동시에 일본에 관한 가능한 정보를 모두 수집하여 미리 약속된 지점으로 적시에 보내게 될 것이다. 외국 정보원으로부터 일본에 관한 모든 정보를 알아내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 이 조처는 극히 중요하다.
아홉째, 2년 후에는 10만 명까지 늘어날 일본 내 우리 포로들을 고려해야 한다. 전쟁운이 우리 쪽으로 돌아선다면 이들은 우리에게 매우 쓸모가 있을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이들에게 무기를 공급하게 될 것이고, 준비된 이 러시아 군은 도쿄를 점령하게 될 것이다. 이 구상은 가치가 있어 보이므로, 구상을 잘 다듬어 일본에 있는 포로에게 조달할 무기를 실은 수송선 2~3척을 분함대에 편성하도록 한다.
일본과의 전쟁에 관한 새로운 계획의 개략안은 1907년 봄 무렵에나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전쟁이 금방 끝날 것이라는 기대는 할 수 없으므로, 비록 천천히 가더라도 아무 위험부담 없이 승리를 거두려면 지금 말한 이 방법 외에는 우리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개략안의 내용이 전부 믿을 만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한 조치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지나치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군대를 앞세운 일본 민족 전체와 전쟁을 수행하게 될 것임을 주저 없이 인정해야 하며, 따라서 패배를 면하려면 우리는 위에 지명한 도시들에 최고 2백만 병력을 집결시켜 일본 병력과 적절한 균형을 이룰 때까지 자국군을 용이하게 증강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병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국가가 얼마의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 글의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여러 번의 실패로 우리는 아주 힘겨운 상황에 빠졌었고, 그래서 지금은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적이 교활하고 신중하고 영리하며 또 우리를 이길 정도로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전쟁 계획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다른 계획이란 가령, 전쟁에서는 병력이 남아돌면 지출을 비생산적으로 증가시킬 뿐이고, 부족할 경우엔 불가피하게 패배로 귀결될 것이라는 현명한 명제를 따르면서 온갖 미봉책을 배제하는 그런 것일 터이다.
의심할 것도 없이, 현재 전쟁은 이미 전환점을 맞아 러시아와 일본 중 더 강력한 부대와 대포를 차출해서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쪽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난 전투 동안 우리가 입은 손실은 우리가 여러 번 패배를 당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일본인들이 외국 시장에서 전폭적인 신용을 얻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의 주요 일반 과제는 일본과의 전쟁 수행 계획안을 작성해야만 한다는 데 있다. 이 계획안은 미봉책을 모두 배제하고 있어야 하며, 어떤 소문이나 일시적 성공에 도취되지 않은 채 올바르고 철저하게 수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런 전쟁 수행 계획은 동방에서의 우리의 위상과 우리의 모든 물질적 손실을 회복시켜 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덧붙여야 할 것이 있다. 일본과의 전쟁에 대한 개략안이 불가피하게 두 가지 과제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제 하나는 정부가 일체 떠맡아야 하고, 다른 하나는 육군 총사령관에게 위임해야 한다. 첫 번째 과제는 손수 군대를 장악하는 것으로 아마도 준비 단계라 부를 수 있고, [두 번째 과제인] 실행 단계는 전적으로 육군 총사령관에 게 맡겨야 한다. 그러면 육군 총사령관은 필요한 모든 것을 훌륭하게 갖춘 4개의 지점을 후방에 둠으로써 일본이 결코 우리보다 우위에 있지 못하도록 할 것이고, 따라서 전황이 즉시 바뀔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토록 단호하게 우리와 전쟁을 시작한 일본인들은 역시 단호하게 전쟁을 끝내려고 서두를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신의 도움으로 적을 물리치고 우리가 잃어버린 모든 것을 영광스럽게 되찾을 것이다.
 
[1897년]
중령 부딜롭스키

  • 각주 001)
    큰 배를 만들거나 수리할 때, 배를 넣을 수 있도록 땅을 파서 암벽을 두른 구조물. 수문을 설치하고 바닷물을 넣거나 뺄 수 있게 되어 있음.  바로가기
  • 각주 002)
    우크라이나의 한 마을.  바로가기
  • 각주 003)
    핀란드의 한 도시.  바로가기
  • 각주 004)
    배를 건조하여 진수시키는 시설.  바로가기
  • 각주 005)
    스레텐스크(Сретенск)의 다른 이름. 자바이칼 지역에 있는 도시.  바로가기
  • 각주 006)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의 과거 네덜란드식 명칭. 바로가기
오류접수

본 사이트 자료 중 잘못된 정보를 발견하였거나 사용 중 불편한 사항이 있을 경우 알려주세요. 처리 현황은 오류게시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 이메일 등 개인정보는 삭제하오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일본의 대러 군사계획 기록에 대한 첨부문서 자료번호 : kifr.d_0002_0040_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