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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우리는 모든 전장의 공통된 국가적 의미를 가능한 한 간략하게 기술하였고, 각 전장지역이 갖는 역할을 지적하였다. 우리는 한국이 현 상태에서 일본에 의한 강탈을 절대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 만주는 평화시에는 완전히 우리의 군사적 영향력 밖에 있다는 사실과, 남우수리스크 지역조차 아직 방위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는 사실도 알았다.
따라서 우리는 전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상으로 볼 때 분명한 사실이 또 있다. 우리가 전략 준비 개선을 위해 쓸 수 있는 기간은 아주 짧지만 개선에 필요한 조치들은 너무도 간단해서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면 2~4년 안에 실현되리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사전 준비는 아직 가능하며, 문제는 전적으로 우리가 지체 없이 준비에 착수할 것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때를 놓칠 것인가 하는 데 있다. 이상에서 낼 수 있는 앞으로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모든 전장지역과 함대의 활동지역을 하나로 된 전체의 유기적 부분들로 아우르는 전략 준비 총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물론 나는 그런 계획이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은 현실화되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을 이 지역의 2급 활동가들이 모르고 있을 리가 없다. 1895년에 마련된 군사행동 계획은 위의 목표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계획은 아마도 일본과 단절하기 전날에 일본과의 전쟁을 준비할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몇 달 간의 급속한 조치들이 평화시의 체계적 준비를 대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 페테르부르크에서 마련한 계획은 문제의 일반적이고 원칙적인 측면만을 다루어야 한다. 조치들을 세부적으로 다듬고 그것을 실행하는 일은 중앙 정부의 신뢰를 받고 있는 현지 활동가들에게 맡겨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아시아쪽 변경지역들은 국가 통치의 과도한 중앙집권화로 고통 받고 있다. 조국의 이익을 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역 방위 준비태세라는 시급하고도 매우 중요한 사안에서 이번에는 그런 통상적인 체계가 거부될 것으로 기대할 권리가 있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사안의 세부사항이 아니라, 여러 조치들을 신속하고도 열정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이다.
3) 지역 방위는 재원이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형식적인 결론은 그와 같다. 사안의 좀 더 실질적인 측면으로 넘어가면 가장 중요한 전략적 방위 수단으로 다음 사항을 지적할 수 있다.
1) 함대를 강화한다.
2) 육로에서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비하는 사업을 가속화한다.
3) 여단 혹은 사단을 유럽러시아 또는 캅카스에서 만주로 이동시킨다.
4) 동만주를 식량 기지로 만든다.
5) 한국에서 교관 사업을 확대한다.
결론적으로 이런 문제를 제기해 보자. 함대가 강화되는 때와 만주에 분견대가 등장하는 때가 성공적으로 일치한다면 위험 부담 전혀 없이 요동반도 해안의 항구를 점령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일본과의 전쟁이 갖는 의미

 

일본과의 전쟁이 실패로 끝나면 극동 러시아의 역사에서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것이다.
두 세기 동안 우리는 시베리아에서 약소국과 온후한 종족들을 이웃으로 삼아 평온하게 살아왔다. 문화적 우월성과 이민족에 대한 박애적 태도라는 사실 하나로 우리는 심각한 희생 없이 대륙 깊숙이 들어갔고, 천재적인 무라비요프(Муравьев)의 지휘 하에 몇 백 명의 러시아 병사로도 모든 지역을 충분히 러시아에 합병시킬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당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래에 청국 북부의 모든 요소에서 우리의 자연스런 유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임박한 전쟁이 패배로 끝나면 우리는 완전히 다른 이웃들과 얼굴을 맞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패전은 모든 유럽 국가들이 아시아 대륙 북부로 밀려들어오는 신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우리가 독일의 교주만 장악을 막을 능력이 없다면, 패전 후에는 어떤 방법으로 청국에서의 외세의 영토 확장을 저지할 것인가? 10~15년이 지나면 우리 옆에는 독일령 산동성이 성장할 것이고 대영제국 영토와 일본 영토가 생겨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북아시아를 독점적으로 지배함으로써 얻었던 역사적 이익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 또, 유럽 관계의 불리한 여건이 전부 이쪽으로 옮겨지게 되어 유럽과 우리의 적들 중 누군가가 전쟁을 할 경우 우리는 두 방향으로 싸움을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박한 일본과의 전쟁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더딘 전쟁 준비와 일본의 가파른 무력 성장을 비교해 보면 우리는 가사 상태에 놓여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가사 상태가 몇 년 더 지속된다면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세바스토폴의 운명이 닥쳐올 것이다. [주025]
각주 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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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토폴은 우크라이나 크림에 위치한 도시이다. 이 지역에는 러시아 흑해함대의 수비대가 있었는데, 크림 전쟁 시 이곳의 요새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되다 결국 1855년 9월 영국·프랑스 군에게 함락되었다.

아마도 이 운명은 너무나 무익한 영웅주의로 충만하게 될 테지만 실패로 끝난 전쟁의 해악은 크림 전쟁의 결과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유럽러시아에서 우리는 패전 후 20년이 지나자 재기할 수 있었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아주 미약한 변방지역에서는 우리가 다시 강해지기 위해 인민의 역량이 한 세기는 강도 높게 요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견해가 맞는지는 내가 판단할 바 아니다. 그러나, 그런 결론에 도달했지만 또 동시에 이런 상태가 아직은 개선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나의 솔직한 의견을 극동의 사건 추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도의적 의무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1897년 12월 3일.

육군 중위 볼콘스키 공작
 

주 025
세바스토폴은 우크라이나 크림에 위치한 도시이다. 이 지역에는 러시아 흑해함대의 수비대가 있었는데, 크림 전쟁 시 이곳의 요새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되다 결국 1855년 9월 영국·프랑스 군에게 함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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