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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한국

 
태평양 분쟁에서 한국이 갖는 전략적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러시아] 함대가 한국 남쪽 해안의 항구를 장악하면 대양의 아시아권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점하게 되어 내부 작전 라인에 따라 청국과 일본에 맞서고 남쪽에서는 인도에서 청국 동부로 가는 영국 해상로에 맞서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이 이 지점을 차지하고 나면 태평양 북서쪽 일대를 완전히 호령하게 될 것이다. 특히 그 일본 함대가 브로우튼 해협 [주009]
각주 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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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협을 가리킴.

의 양안과 이 해협에 위치한 쓰시마 섬에 근거지를 둘 경우 우리 함대가 중국해(Китайское море)와 황해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을 언제든 방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남쪽 항구들(거제도, 마산포) 중 하나가 러시아 수중에 들어온다면, 황해와 중국해에서의 군사행동을 위한 우리 함대의 작전 라인은 행로가 이틀이나 단축될 것이다. [주010]
원주 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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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한 단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항해용 포함(‘오트바즈니’ 형)의 석탄 보유량이 전부 합쳐 전체 일정의 4일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만(Корейский залив) [주011]
각주 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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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 북쪽, 장산곶과 요동반도 동각을 잇는 선의 내측에 위치한 만.

에 위치한 더 북쪽의 항구들 중 하나(가령, 여순항이나 대련만)를 차지할 경우 우리는 그와 같은 이익을 얻지는 못하겠지만, 대신 우리의 해상 기지가 만주철도의 선로에 가까워지게 된다.
한국의 해안선이 갖는 의미는 그와 같다. 하지만 누가 반도 전체를 지배할 것인가의 문제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반도를 차지한 이후 일본은 2~3년 동안 대러 군사행동을 위한 훌륭한 토대를 성공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한국이 불쌍하다는 항간의 생각은 이 나라에 정통한 사람들(묄렌도르프 [주012]
각주 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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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G. Möllendorf(1848~1901). 독일인으로, 임오군란 이후 임시로 조선의 외교 고문을 역임한 인물.

)에 의해 반박되고 있으며, 이 나라에서 식량(쌀, 콩)이 엄청나게 반출되고 있는 것은 일본인들이 초창기부터 이곳에서 일정한 여분의 양식을 찾으려 했음을 확실히 증명해 준다. 일본은 수송 함대의 광범한 발달과 이곳에 대한 근접성 때문에 기지를 조직하는 일이 굉장히 용이하며, 평화 시에 군 전체는 방해를 받지 않고 몇 주에 걸쳐 반도로 이동할 수 있다. 이 나라의 북부에 발판을 구축하고 나면 일본 병력은 남우수리스크 지역의 후방과 만주 맞은편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됨으로써 우리가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을 차단하고 우리의 발해만 통행을 막겠다고 끊임없이 위협할 것이다. 현재 만주철도는 이미 건설 중이기 때문에 조만간 그곳에서 발해만 쪽으로 지선이 날 것이다. 이 지선(아마도 보두네(Бодунэ) [주013]
각주 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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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북만주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교통과 무역의 요충지로서 길림성 교하시에 위치.

-산해관 [주014]
각주 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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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海關. 하북성의 해안 도시.

아니면 보두네-여순항)과 보두네-영고탑 [주015]
각주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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寧古塔. 현 흑룡강성 목단강시 영안현에 위치.

-블라디보스토크 철도 구역은 똑같이
한국 북쪽에 집결해 있는 일본 병력의 공격 아래 놓이게 될 것이다. 일본은 이 지선들 중 하나를 장악하고 나면 만주철도 전체를 지배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 자바이칼 경계에서 우수리스크 경계에 이르는 공간 전체도 지배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만일 우리가 일본인들이 반도 북부에 발판을 구축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부득이 우리는 시베리아철도 앞쪽 노선을 엄호하고 있는 두 개의 요새 외에도 이 철도의 끝쪽 지선들을 보호하기 위한 전체적인 보루 체계를 갖춰야만 할 것이다. 자원과 인력이 부족한 이 머나먼 변방에서 일본이 한국 북부에 비교적 쉽게 집결시킬 수 있는 병력에 충분히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우리 인민의 역량을 얼마나 집중시켜야 하는지 예상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한국은 여전히 청국의 대일 방위부대로 간주될 수 있다. 최근 있었던 청일전쟁 때 일본군의 후방 근무가 빛을 발했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아직 전투 개시 전에 서울을 장악하고 자국군의 상륙 지점들에서 서울에 이르는 길을 점령하여 이 나라를 자신들의 중간 기지로 만들어 버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만일 우리가 한국에서 패권을 쥔다면, 이 기지를 빼앗기게 된 일본은 틀림없이 자국에서 청국 해안의 상륙지점들까지 부단히 이어지는 직행 수송로를 마련할 것이다. 그렇게 교통로를 연장하면 일본은 부득이 수송선의 수를 늘려야 하고, 수송선 엄호를 위해 전투용 분함대에서 여러 척의 군함을 차출해야 할 것이다.
이상으로 볼 때 일본이 한국을 점령할 경우 우리의 전략적 위상이 완전한 달라질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시베리아가 (국제관계의 관점에서) 완전한 범국가적 의미를 가지려면 [우리가] 그 해안지역을 장악해야 하는데 바로 그 해안지역이 제국에서 분리될 수 있다는 항시적인 위협 아래 놓이게 되는 것이다. 또, 남우수리스크 지역은 극동에서 러시아의 정치력을 구현하는 역할을 하기는커녕 우리의 국제적 위상에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고, 영국으로서는 이 지역을 압박함으로써 북인도에서 자신들이 처해 있는 우리에 대한 방어적 입장을 보상받게 될 것이다.
한국이 일본의 수중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일본군이 주둔해 있는 한국의 모든 도시에 똑같은 병력의 러시아 군을 주둔시킬 것.
2. 푸탸타(Путята) 대령의 기획안에 따라 한국에서 러시아 교관 사업을 광범위하게 전개할 것.
현재 서울의 주둔군은 하나같이 러시아 장교들의 지휘를 받고 있다. 이로써 우리에게 불리한 모든 궁정 정변으로부터 이 나라의 안전을 지키고 국왕을 우리 편에 둘 수 있는 것이다. (후자의 상황이 더 중요한데, 왜냐하면 모스크바에서 야마가타와 로바노프 공작이 체결한 불운한 조약 [주016]
각주 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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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6월 체결된 ‘로바노프-야마가타 협약’을 가리킴.

으로 우리는 한국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데 완전히 손이 묶였고,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출구는 국왕의 이름으로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차후 교관 사업을 전개하고 지방으로 확대하는 것은 굉장한 의미를 갖는다.
가) 그것은 우리에게 평화 시 이 나라에서의 완전한 군사적 주도권을 안겨줄 것이다.
나) 한국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와, 일반 군무관이나 외교관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충분하게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다) 우리의 목표를 위해 군사적으로 이 나라를 준비시킬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줄 것이다. 다음은 그것을 위한 방법들이다.
1) 일본군이 상륙할 수 있는 장소들에 맞춰 교관 부대를 배치할 것.
2) 우리의 우수리 분견대를 위해 작전로를 준비할 것(도로 개선, 주둔지 및 보루 등등 축조).
3) 군대의 도움을 얻어 우리에게 필요한 도로와 전신선을 설비하고 그것들을 보호할 것.
라) 우리가 항구를 점령하면 교관 부대 덕분에 항구 설비와 항구의 육상 방위가 용이해질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 한국 영토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군사적 조치들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우수리스크 지역과 만주 등지에서의 모든 대책은 러시아의 한국 지배라는 과제를 고려해야 한다.
이 지배가 어떤 식으로 구현되어야 하는가는 전적으로 여기서 러시아가 추구하는 목표에 의해 결정된다. 러시아에 중요한 것은 한국을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수중에 넣어 우리에 대항하는 도구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자들의 영향력에서 한국을 빼내는 것이다. 러시아의 관심사는 주둔군 및 관리 파견이나 요새 축조에 들어갈 국고 부담을 야기할 수 있는 영토 획득도 아니고……우리가 이 지역들에서 오랫동안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경제적인 지배도 아니다. 러시아의 관심사는 국제관계적 의미에서 이 왕국을 완전히 고립시키는 것이다. 한국을 부하라 [주017]
각주 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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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주의 주도. 1868년 러시아 보호령이 됨.

처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는 이 문제에서 지향해야 할 이상적 방향이다.
하지만 다른 차원에서 그것을 해결할 안이 존재한다. 바로 러시아와 일본이 한국을 분할하는 것이다. 그런 분할을 통해 일본은 영원히 만족을 얻고 양측은 화해할 것이라고 예상들을 한다. [그러나] 이 안은 순전히 탁상공론의 전형적인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 즉 이 안은 복잡한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주는 것 같지만,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1) 지도상으로 분계선을 긋는 일은 쉽지만, 실제로 그 분계선의 불가침을 유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유럽 물질 문명을 갖고 있는 민족들은 일단 미개한 종족들의 영토에서 발판을 구축하고 나면 상황논리에 따라 자신들의 경계를 확장할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가 태평양과 중앙아시아 깊숙이 이동해 가는 것, 영국이 중앙아시아를 향해 이동해 가는 것, 또 모든 유럽 국가들이 아프리카 대륙의 중심으로 이동해 가는 것 역시 그 점을 증명한다. 일본인들은 유럽 문화를 받아들인 데다가 천성적으로 호전적이고 사행적이며 약자를 착취하는 기질을 타고났기 때문에, 한국에 그어진 인위적인 경계는 그 자체로 그들의 공세를 저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방위선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며, 그것도 매우 훌륭한 유럽적 원칙 위에서 일본의 유럽식 군사(軍事)에 맞게 해야 한다. 2) [한국을] 분할할 경우 일본은 반도의 남부를 획득할 것이고, 그 결과 일본 함대는 우리가 위에서 말한 전략적 위치상의 모든 이익을 취하게 될 것이다. 3) 이 안은 1천만 한국 인민의 존재를 무시하는 듯 보이므로, 우리는 한국 인민도 자신들의 바람을 천명할 때가 이미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견해야 한다. 그런 인위적인 배분으로 문제가 새롭게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러시아 소유이며, 러시아와 일본의 경계는 오직 대양만이 될 수 있다.
나는 위에서 한국에 대한 일본의 계획은 일본이 자국의 인구 과잉에 대해 출구를 찾아야 할 역사적 필요성을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상은 우리와 접경한 땅에 관계되기 때문에 러시아는 부득이 이 구상을 방해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 민족이 남쪽으로 이동하거나 태평양 열도에 발판을 구축하는 것은 러시아의 이해관계에 결코 반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본이 스페인령 필리핀이나 네덜란드 군도로 나가는 것을 용이하게 해주는 대신 그들에게 ‘러시아령’ 한국을 양보한다면 정말로 이상할 것이다. 우리는 일본이 해양 대국이 될 운명이라는 사실에 동의할 수밖에 없지만, 어디가 일본 해군력의 중심이 될 것인지 즉 우리 해역인지 아니면 바로 남쪽인지는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일본이 자국의 해상병력을 북쪽에 집결시키고 나면 우리에 대항하는 영국 전위대가 된다. [반대로] 그들이 인도에서부터 동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남아메리카로 가는 세계적 통로인 남쪽에 해상병력을 집결시키고 나면 일본은 영국의 적이 된다. 자신의 적의 자연스런 요구를 자신에게 이익이 되도록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외교적 과제가 않겠는가.
 

주 009
대한해협을 가리킴.
주 011
황해 북쪽, 장산곶과 요동반도 동각을 잇는 선의 내측에 위치한 만.
주 012
P. G. Möllendorf(1848~1901). 독일인으로, 임오군란 이후 임시로 조선의 외교 고문을 역임한 인물.
주 013
몽골에서 북만주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교통과 무역의 요충지로서 길림성 교하시에 위치.
주 014
山海關. 하북성의 해안 도시.
주 015
寧古塔. 현 흑룡강성 목단강시 영안현에 위치.
주 016
1896년 6월 체결된 ‘로바노프-야마가타 협약’을 가리킴.
주 017
현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주의 주도. 1868년 러시아 보호령이 됨.

주 010
그만한 단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항해용 포함(‘오트바즈니’ 형)의 석탄 보유량이 전부 합쳐 전체 일정의 4일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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