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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평양성

上 甲戌 五月 二十六日 己亥

朝天記

上甲戌五月二十六日 己亥

아침에 여러 동방(同榜)과 부(府)의 유생 이응허(李應虛)가 와서 만났다. 나는 조여식(趙汝式)과 함께 관디를 갖추고 영숭전(永崇殿 태조의 영정을 모신 곳)으로 가서 강헌왕(康獻王)의 어용(御容)에 절하려 하였는데 참봉(參奉)이 모두 없어서 할 수 없었다. 마침내 칠성문(七星門)위치으로부터 나와 기자묘(箕子墓)위치에 배알하러 갈 때에 동구에 하마비가 있었다. 우리들은 두 번 절하고 돌아보았더니, 묘의 형체는 그다지 크지 아니하였고 조그만 담이 둘러 있었으며 작은 비석[短碑]이 서 있었다.
‘기자묘(箕子廟)’란 세 큰 글자를 새겼는데, 깊이는 돌의 결에 깊게 들어갔으며, 곁에는 석마(石馬)와 석인(石人)이 각각 한 쌍씩 짝을 짓고 있었으나 모두 잔결(殘缺)되어 넘어져 있었고, 묘 앞에는 작은 각(閣)을 정자(丁字) 모양으로 세워 놓고서 중국 사신이 전배(展拜)하는 곳으로 삼았다. 금년에 승지(承旨) 권덕여(權德輿)가 적자각의 제도가 좁고 누추하다는 이유로 위에 아뢰어 고쳐서 창건해 주기를 청했던 까닭에 방금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생각해 보건대, 우리 기자(箕子)는 시대를 명이(明夷) 때에 만나서 큰 은혜를 편방(偏方)에서 거둬 팔조(八條)로 된 예의(禮義)의 가르침을 이루었으니, 성인에게는 불행하였지만 우리 동방에게는 큰 다행이었다. 다만 애석한 것은 삼국 이래로 다시 소인이 기뻐하는 세속이 되어서, 그 당시에 경계할 것을 가르치고 덕을 베푼 것이 반드시 언어와 문자에 전해 내려올 만한데, 오늘날엔 잠겨 버리고 없어져서 찾아낼 수가 없으니, 이 점이 뜻 있는 선비를 매양 길게 탄식하게 하였다. 다만 세상을 다스리는 기자의 큰 가르침이 실로 홍범(洪範) 한 책에 있으므로, 임금이나 신하는 진실로 깊이 본받아서 힘써 행한다면 직접 천 년 전에 가르침을 받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알지 못하겠다. 지금 사람들이 과연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는지?
우리는 갔던 길로 되돌아오며 관풍전(觀風殿)을 역방(歷訪)하고서 을밀대(乙密臺)위치에 올랐다. 을밀대는 곡성(曲城)을 따라서 쌓았는데 경계가 가장 고상(高爽)하여 부벽루(浮碧樓)위치가 눈 아래 떨어져 있어 모란봉(牧丹峯)과 마주 서서 있었다. 봉우리 정상에서 징을 치고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기에 무엇 때문인가를 물었더니, 승려들에게 기우제(祈雨祭)를 지내게 한다 하니, 더욱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조금 앉아 있자니 비가 내릴 것 같은 징조가 있기에 재촉하여 영숭전(永崇殿)으로 내려오니, 참봉 민계(閔洎)와 정호인(鄭好仁)이 와서 맞이하며 정전(正殿)의 문을 열어 주었다. 네 번 절하고 전(殿)에 올라가 천안(天顔)을 우러러 보았더니, 거리가 지척도 안 되어 황홀하게도 보좌(黼座)의 곁에서 모시고 있는 것 같았다.
참봉이 우리를 재실(齋室)로 초대하므로 우리는 잠시 담화하다가 객관으로 돌아왔다.
朝。諸同年及府儒生李應虛來見。余與汝式具冠帶向永崇殿。將拜康獻王御容。參奉俱不在。遂出自七星門。謁箕子墓。洞口有下馬碑。余等再拜巡視。則墓形不甚高大。圍以矮墻。豎短碣。鐫箕子墓三大字。深入石理。傍有石馬石人各一對。皆殘缺顚仆。墓前建小閣如丁字狀。以庇華使展拜之地。今年。權承旨德輿以閣制隘陋不稱啓於上請令改創。故方董役云。恭惟我箕子遭時明夷。斂大惠於偏方。以成八條禮義之敎。雖爲聖人之不幸。而實我東方之大幸也。獨惜乎三國以來。復變爲睢盱之俗。當時之所以敎戒振德者。必有言語文字之可傳。而今則泯泯焉無可以尋求者。此有志之士。每所以長太息於斯也。但箕子之經世大訓。實在洪範一書。爲君爲臣。苟能深體而力行之。則不啻親承謦欬於千載之上矣。未知今之人其果念及於此否乎。余等還遵舊路。歷觀風殿。登乙密臺。臺因曲城而築。境界最高爽。浮碧樓落於眼底。與牧丹峰對峙。峰頭鉦鼓聲振天。問之則令僧徒祈雨云。尤爲無理之甚者。少坐。將有雨徵。促下永崇殿。參奉閔洎鄭好仁來候。開正殿門四拜畢。升殿瞻仰。天顏不違咫尺。怳然若侍于黼座之傍焉。參奉邀余等于齋室。余等蹔話而歸所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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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甲戌 五月 二十六日 己亥 자료번호 : ispy.d_0005_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