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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역사

맺음말

Ⅶ. 맺음말

고대 동아시아 사상계의 주류적 흐름이었던 불교는 중세 이후 그 성격이 크게 변화되었다. 지배층의 적극적 후원을 받는 종교에서 다수 대중들의 종교로 변화되었다. 8세기 후반 이후 왕실과 귀족의 경제력이 약해지면서 그들이 주도해온 대규모 법회와 설법행사 등이 크게 위축되었고, 왕실과 귀족의 후원이 줄어들면서 불교승단은 일반 신자들의 지원에 더욱 많이 의존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지배 엘리트들이 관심을 갖던 교학과 의례에 대신하여 일반 신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선종과 정토신앙 등이 성행하게 되었다. 교학과 의례가 쇠퇴하면서 지배 엘리트들의 불교에 대한 관심은 더욱 약화되었고, 지배층 내부에서 불교의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었다. 중세에는 통치자의 존엄성과 정통성을 수식하는 불교의 기능도 크게 축소되었다. 사회의 새로운 주도층으로 등장한 유교 관료들은 불교에 의한 신비적 존엄성 대신 유교 정치이념의 준수를 통치자의 기본 덕목으로 요구하였다.
불교승단이 일반 신자들과의 접촉을 강화하면서 불교는 다수 대중들의 일반적 신앙으로 자리 잡아 갔지만 동시에 토착신앙과의 습합현상도 강화되었다. 대다수 신자들은 선종 혹은 밀교와 결합한 정토신앙을 신앙하였고, 여기에 다시 토착적 신앙들이 융합되어 있었다. 토착신앙과 융합된 불교는 기층 사회에까지 널리 퍼졌지만 불교의 정체성도 그만큼 약화되었다.
교리와 의례가 쇠퇴하고 토착신앙과의 습합이 심화되면서 승려들의 자질도 저하되었다. 고대의 승려들이 정부나 귀족들의 후원을 받는 대형사찰에서 오랜 기간의 집중적 교육과 수행을 거쳤던 것과 달리 간단한 교육과 수행만을 닦은 후 일반 신자들을 상대하는 승려들이 늘어났다. 승려들의 자질 저하는 지배 엘리트들의 승려에 대한 인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체계화된 유교 지식으로 무장한 관료들에게 승려들은 더 이상 새로운 지식과 문화의 전달자나 심오한 사상가가 아니라 게으르고 무책임한 무위도식자, 어리석은 백성들을 속이는 유해한 사람들로 간주되었다. 특히 성리학의 등장 이후 불교배척은 지식인의 일반적 풍조로 자리잡았고, 이에 따라 불교의 사회적 위상은 점차 약화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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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자료번호 : edeah.d_0002_0020_0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