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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궁터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에 대하여

  • 저필자
    김경삼(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 실장 학사)

안학궁터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에 대하여

역사유적에서 드러난 유물을 옳게 정리하고 그에 대한 분석과 종합을 잘하는 것은 해당 유적의 연대를 확정하며 당대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발전 정도를 밝히는 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이 글에서는 안학궁터에서 드러난 수키와 막새 무늬에 대한 분석자료에 기초하여 안학궁의 성격과 그 연대를 밝히려고 한다. 지금까지 안학궁터에서 드러난 수키와 막새들은 모두 꽃잎무늬 수키와 막새들이다. 그것을 표로 보면 다음과 같다(표, 그림 1·2 참고).
No등분특징그림도서출처
16등분· 사이무늬는 방사선 2줄로, 꽃잎은 능형(마름) 모양으로 형상되었다.
· 꽃잎의 양쪽에 삼각형무늬가 있으며, 꽃술테와 바깥테는 각각 2개이다.
그림1-1
210등분· 사이무늬는 방사선 1줄로, 꽃잎은 달걀 모양의 타원형으로 형상되었다.
· 꽃술테는 2개이며 바깥테는 1개이다.
그림1-2
35등분· 사이무늬는 버섯모양의 무늬로 형상되었다.
· 꽃술 주위에 있는 구슬무늬는 사이무늬와 연결되어 있다.
· 꽃술테, 바깥테, 꽃잎테는 1개이다.
그림1-3①③
46등분· 사이무늬는 망치모양의 무늬로 형상되었다.
· 꽃술 주위에 있는 구슬무늬는 사이무늬와 연결되어 있다.
· 꽃술테, 꽃잎테, 바깥테는 각각 1개이다.
그림1-4①②③⑤
56등분· 사이무늬는 ‘▼’모양으로 형상되었다.
· 꽃술테와 바깥테는 각각 1개이며 꽃잎테는 2개이다.
그림1-5
66등분· 사이무늬는 ‘▼’모양의 무늬로 형상되었다.
· 반구형의 꽃술은 방사선으로 6등분되었으며 꽃술테, 바깥테는 각각 1개, 꽃잎테는 2개이다.
그림1-6
76등분· 사이무늬는 망치모양의 무늬와 ‘▼’모양의 무늬로 구성되어 있다.
· 꽃술테와 꽃잎테, 바깥테는 각각 1개이다.
그림1-7
86등분· 사이무늬는 꽃망울 모양의 무늬로 형상되었으며, 꽃잎에는 잎줄기가 새겨져 있다.
· 꽃잎테와 바깥테는 각각 1개이다.
그림1-8①②③⑤
96등분· 사이무늬는 꽃망울모양의 무늬로 형상되었는데 꽃망울 밑에 작은 잎이 붙어있다.
· 꽃술테는 1개이다.
그림1-9
108등분· 사이무늬는 잎꼭지가 달린 꽃잎으로 형상되었다.
· 꽃잎테는 1개이며 꽃잎 주위에 구슬무늬가 놓여있다.
그림1-10
118등분· 사이무늬는 꼭지가 달린 꽃잎으로 형상되었다.
· 꽃술테는 1개, 꽃잎테와 사이무늬테는 각각 2개이며 꽃잎 주위에 구슬무늬가 놓여있다.
그림1-11①③
128등분· 사이무늬는 활촉모양의 무늬 2개와 능형모양의 무늬 6개로 형상되었다.
· 4잎으로 형상된 꽃술주위에 구슬무늬가 놓여 있는데 사이무늬와 연결되어 있다.
· 꽃잎테는 1개이다.
그림1-12①③
138등분· 사이무늬는 6개의 꽃망울무늬가 2개의 풀잎무늬로 형상되었다.
· 꽃잎에 잎줄기가 새겨진 것이 있다.
·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가 있다.
· 꽃술주위에 놓인 구슬무늬들은 사이무늬와 연결되어있다. 꽃잎테는 2개이다.
그림2-13
148등분· 4개의 역삼각형무늬와 4개의 꽃망울무늬로 사이무늬가 형상되었다.
· 꽃술 주위에 놓인 구슬무늬들은 사이무늬와 연결되어 있으며 막새 테두리에 구슬무늬가 있다.
그림2-14
158등분· 사이무늬는 복숭아모양의 꽃망울무늬로 형상되었다.
· 꽃 주위에 놓인 구슬무늬들은 사이무늬와 연결되어 있으며 막새 테두리에 구슬무늬가 있다.
그림2-15
168등분· 사이무늬는 활촉모양의 무늬로 형상되었다.
· 네잎으로 된 꽃술주위에 놓인 구슬무늬들은 사이무늬와 연결되어 있으며 막새 테두리에 구슬무늬가 있다.
· 꽃잎테는 1개이다.
그림2-16①②③
178등분· 사이무늬는 풀잎과 풀이삭 무늬로 형상되었다. 꽃잎에는 잎줄기가 새겨져 있으며 꽃술주위에 놓인 구슬무늬들은 사이무늬와 연결되어 있다.
·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가 있다.
그림2-17①②③
1811등분· 사이무늬는 ‘▼’모양의 무늬로 형상되었다.
· 꽃잎끝이 꽃술로 향해 있으며 꽃술에 1+5개의 구슬무늬가 있다.
· 꽃술주위와 막새 테두리에 구슬무늬가 배치되어 있다.
· 꽃잎테와 바깥테는 각각 1개이다.
그림2-18①②③
194등분· 사이무늬는 T 모양의 무늬 좌우에 한줄씩 더 그은 장식무늬로 형상되었다.
· 꽃술주위에 구슬무늬가 놓여 있으며 사이무늬와 연결되어 있다.
·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가 있다 꽃잎테는 1개이다.
그림2-19
20 · 반구형의 꽃술주위에 복숭아 모양의 큰 꽃잎 4개가 놓여 있고 꽃받침무늬는 꽃망울모양 무늬로 형상되었다.
·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가 있다.
· 꽃잎테, 꽃술테는 각각 1개이다.
그림2-20
21 · 반구형 꽃술 주위에 12개의 꽃잎을 빼곡히 새겼다.
· 꽃잎의 앞끝은 꽃술쪽으로 향해 있으며 꽃술에는 1+6개의 구슬무늬가 있다.
· 꽃잎테는 1개이다.
그림2-21
22 · 반구형의 꽃술 주위에 6개의 꽃잎을 배치하였다.
· 꽃술테는 1개이다.
그림2-22①②③
[그림 1] 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1
[그림 2] 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 2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안학궁터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들의 무늬는 모두 22종에 달한다. 안학궁터에서 나온 이러난 수키와 막새 무늬들은 안학궁의 성격과 그 연대를 밝히는 데 귀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들은 안학궁의 성격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준다. 그것은 우선 이 수키와 막새 무늬들이 고구려 수키와 막새 무늬로서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데서 표현된다. 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들은 모두 막새테두리가 일반적으로 높고 두터워 장중하고 풍만한 느낌을 주게함으로서 굳센 미감을 강하게 풍기고 있으며 꽃술과 꽃잎은 도드라지게 하고 테두리선들을 강하게 주어 마치 한창 피어 오르는 듯한 꽃을 실감있게 형상하고 있다.
안학궁의 수키와 막새 무늬들은 또한 다른 고구려 유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들보다 다양하고 섬세하게 형상됨으로써 안학궁의 성격을 해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안학궁의 수키와 막새 무늬들이 다양하고 섬세하게 형상된 것은 사이무늬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안학궁 수키와 막새들의 사이 무늬는 방사선 외에 꽃잎무늬, 꽃망울무늬, 활촉무늬, 망치무늬, 삼각형무늬, 능형무늬, 풀잎무늬 등 다양한 형태의 무늬로 구성되어 있으며 선 하나, 형상 하나하나가 매우 섬세하여 고구려 수키와 막새무늬들 가운데서 대표작으로 되고 있다. 특히 꽃술 주위에 돋친 구슬무늬와 사이무늬들이 결합되고 있는 안학궁 수키와 막새 무늬들의 일반적 특징은 다른 고구려 유적들에서는 흔히 보이지 않는 현상이다.
이러한 고구려 수키와 막새 무늬들의 특성과 형상에서의 다양성과 섬세성, 독특성은 안학궁이 고구려의 궁성이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고구려 사람들이 왕궁을 건설 또는 보수하면서 매 건물의 용도에 맞게 기와 막새들을 이용하였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무늬들은 다음으로 안학궁의 건축연대와 그 존속기간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로 된다.
안학궁 유적의 수키와 막새 무늬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갈라볼 수 있다. 즉 사이무늬의 형상과 그 유무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갈라진다. 우선 사이무늬가 방사상의 직선 칸막이로 되어 있는 막새 무늬들을 한 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으며 사이무늬가 여러가지 다양한 변형칸막이(꽃망울 활촉 꽃잎, 망치, 삼각형, 능형, 풀잎 등)로 되어 있는 막새 무늬들을 다른 한 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사이무늬가 없는 수키와 막새 무늬들을 또 다른 한 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들을 이러한 형식들로 갈라 고찰하여 보면 사이무늬가 방사상의 직선칸막이로 되어있는 무늬는 2종류, 변형칸막이로 되어 있는 무늬는 17종류, 사이무늬가 없는 무늬는 3종류이다.
우리 학계에서는 이미 꽃잎무늬를 기본으로 하는 수키와 막새 무늬에서 부주제 무늬라고 할 수 있는 사이무늬의 변천과정을 고찰한 데 기초하여 고구려 수키와 막새는 사이무늬가 방사선으로부터 망치, 꽃잎, 활촉, 꽃망울, 식물 등의 여러가지 다양한 무늬를 형상한 것으로 변천되었으며 마지막에는 사이무늬가 없어지면서 기본무늬들 사이에 삼각형 구슬과 같은 작은 꽃받침 무늬들이 장식되어가는 형식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을 밝혔다.주 186
각주 186)
2002, 『고구려기와에 관한 연구』, 76~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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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구성과에 기초하여 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들을 보면 우선 안학궁의 첫 축조시기를 알아볼 수 있다. 이 문제를 해명하는데서 안학궁에서 나온 방사상의 선을 사이무늬로 이용한 수키와 막새 무늬(그림 1—1·2)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학궁에서 나온 이 유형에 속하는 수키와 막새 무늬에서 대표적인 것은 2줄이 방사선을 사이무늬로 이용하였으며 꽃잎이 능형(마름모양)으로 형상된 수키와 막새 무늬이다. 이 막새 무늬는 집안일대의 왕릉들 특히 태왕릉에서 드러난 수키와 막새 무늬와 무늬 구도에서 공통성을 가지고 있다.
안학궁에서 나온 이 수키와 막새 무늬와 태왕릉에서 드러난 수키와 막새 무늬를 보면 다 같이 2줄의 방사선을 사이무늬로 이용하였으며 꽃술이 반구형으로 도드라지고 꽃술테와 바깥테는 각각 2개씩으로 되어 있다. 꽃잎과 그 양쪽에 놓여있는 무늬형태는 다르지만 그 배치구도에서는 아무런 차이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무늬구도에서의 공통성은 두 막새 무늬가 서로 비슷한 시기에 사용된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태왕릉은 414년에 축조된 것이고 집안일대의 무덤들에서 나온 방사상의 직선칸막이가 있는 수키와 막새 무늬들의 연대는 4세기 후반기~5세기 초로 보고 있는 조건에서주 187
각주 187)
1989, 『동양문화사기요』제108책(일본 : 삼양사), 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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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궁에서 나온 위의 수키와 막새 무늬가 5세기 초에 사용된 것이라고 보는 것은 크게 무리가 아니라고 본다. 이렇게 볼 때 안학궁의 건축연대는 5세기 초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때 건설된 안학궁은 존재 전 기간 부단히 보수되면서 고구려 왕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것은 안학궁에서 나온 사이무늬가 여러가지 다양한 형식으로 되어 있는 수키와 막새 무늬를 통해서도 잘 보인다.
사이무늬가 방사상의 직선칸막이로 되어 있는 수키와 막새들은 5세기 중엽경에 사이무늬가 여러가지 다양한 형식으로 되어 있는 수키와 막새들로 점차 바뀌어져 갔다. 이것은 청암토성과 대성산성에서 나온 방사상의 직선칸막이를 사이무늬로 이용한 형식 가운데서 마지막 시기에 속하는 수키와 막새의 무늬를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이 수키와 막새들은 사이무늬가 2줄의 방사선으로 되어있고 꽃잎들 밑에는 초롱무늬 받침이 있으며 꽃술과 꽃술테 사이에는 구슬무늬가 6개씩 배치되어 있다. 사이무늬가 직선칸막이로 되어 있으나 꽃술과 꽃술테에 구슬무늬가 있는 수키와 막새들은 집안일대에서 알려진 꽃잎무늬를 주제로 한 수키와 막새들에는 전혀 보이지 않으며 또 5세기 중엽 이후의 다른 고구려 유적들에서도 알려지지 않았다. 바로 이것은 대성산성과 청암토성에서 나온 위의 무늬를 가진 수키와 막새들이 사이무늬를 방사상의 직선칸막이로 이용한 수키와 막새들의 하한을 고찰하는 데서 기준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사이무늬를 방사상의 직선칸막이로 이용한 수키와 막새들의 하한은 5세기 중엽을 넘어가지 않으며 그 이후 시기에는 사이무늬가 다양한 형식의 변형칸막이로 되어 있는 수키와 막새들이 지배적인 자리를 차지하였다고 할 수 있다.
안학궁에서 나온 사이무늬가 다양한 형식의 무늬로 되어 있는 수키와 막새 무늬의 연대는 5세기 말 이전부터 6세기 후반기로 보고 있다.주 188
각주 188)
2005, 『대성산성일대의 유적을 통하여 본 고구려의 강성』(과학백과사전출판사),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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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들의 무늬 가운데서 마지막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사이무늬가 없이 꽃잎무늬만으로 되어있거나 꽃잎무늬 사이에 구슬무늬만 있는 수키와 막새 무늬들의 연대는 6세기 후반기~7세기 중엽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이러한 형식의 무늬를 가진 수키와 막새들이 고구려가 대성산 일대에 수도를 두고 있던 당시의 유적들에서보다 평양성 도읍시기의 유적들에서 수적으로나 종류별에서 더 많이 드러나고 있는것에서 설명된다.주 189
각주 189)
위의 책, 위의 쪽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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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들의 무늬를 이와 같이 고찰하여 볼 때 안학궁은 5세기 초중엽 이전에 건설되었으며 6세기 후반기까지 즉 고구려가 대성산 일대에 수도를 두고 있던 시기 기본적으로 이용된 건물이었다는 것을 확증하게 한다.
이것은 여기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들의 유형별 종류수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위에서도 말한 바과 같이 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들 가운데서 5세기 중엽까지의 무늬형식을 가진 수키와 막새(사이무늬가 방사상의 직선칸막이로 되어 있는 막새)는 2종류이며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후반기에 속하는 무늬형식을 가진 수키와 막새(사이무늬가 다양한 형식의 변형칸막이로 되어 있는 막새)는 17종류, 6세기 후반기~7세기 중엽의 무늬형식을 가진 수키와 막새(사이무늬가 없는 막새)는 3종류이다. 유형별에 따른 수키와 막새 분류에서 다양한 형식의 무늬로 되어 있는 수키와 막새를 쓰고 있던 시기 즉 5세기 중엽~6세기 후반기에 기본적으로 이용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안학궁 초창기에는 안학궁의 수키와 막새를 방사상의 직선 칸막이로 사이무늬가 이루어진 것을 이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무늬도안을 가진 수키와 막새들은 그 이후의 보수 중축과정에 보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무늬도안을 가진 위의 형식의 수키와 막새들로 교체되었다고 보인다. 또한 안학궁에서 나온 3종류의 사이무늬가 없는 구도의 수키와 막새들은 이 막새가 쓰이던 초시기 즉 6세기 후반기에 안학궁이 궁성으로서의 자기의 사명을 다하게 되었다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다.
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 고찰에서 마지막으로 들어야 할 것은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를 돌린 수키와 막새들에 대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삼국시기 고구려, 백제, 전기 신라의 유적들 가운데서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를 돌린 무늬를 가진 수키와 막새가 드러난 곳은 안학궁 유적외에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밝히기 위해서는 고구려와 후기 신라, 고려시기의 유적들에서 나온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를 돌린 수키와 막새들의 무늬를 대비고찰하여 보는 것이 필요하다. 안학궁이 궁성인 조건에서 안학궁과 고려의 만월대, 후기 신라의 월성에서 나온 이 유형의 수키와 막새 무늬를 대비하여 보면 일정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차이점은 우선 무늬에서 볼 수 있다. 안학궁에서 드러난 이 유형의 수키와 막새들은 꽃잎과 꽃술을 도드라지게 형상하고 꽃술과 꽃잎의 테두리를 강하게 주는 등 고구려 수키와 막새 무늬로서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만월대나 월성에서 나온 이 형식의 수키와 막새의 무늬들은 안학궁의 그것에 비하여 꽃술과 꽃잎에서의 도드라짐이 크게 알리지 않는다. 무늬에서의 차이는 막새테두리에 돌린 구슬무늬의 배치형태와 수에서도 나타나는데 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들의 테두리에 돌린 구슬무늬는 비교적 사이를 두면서 질서있게 배치되었으며 그 수는 16개나 20여 개를 넘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고려나 후기 신라의 궁성에서 나온 이 형식의 수키와 막새들의 테두리에는 구슬무늬가 빼곡하게 돌려져 있으며 그 수는 40여개에 이르고 있다. 그 차이점은 또한 무늬구도에서도 볼 수 있다. 안학궁에서 나온 이 형식의 막새들은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를 배치한 점을 제외하고는 안학궁에서 나온 다른 고구려 수키와 막새들의 무늬와 다름없는 구도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안학궁에서 나온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가 없는 무늬를 가진 수키와 막새 종류들(그림 1의 1~12)과 구슬무늬를 가진 수키와 막새 종류들(그림 2의 13~20)의 무늬구도, 꽃잎과 사이무늬의 형태의 공통성에서 단적으로 볼 수 있다.
후기 신라나 고려의 궁성에서 나온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가 있는 수키와 막새들에서는 안학궁의 같은 형식의 수키와 막새들에 있는 사이무늬가 거의 보이지 않으며 꽃잎들은 두잎이나 겹잎들이 보편적이고 꽃잎형태가 다른 것 등 무늬구도에서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차이점들은 안학궁의 이 무늬를 가진 수키와 막새들이 삼국시기 고구려에서 쓰인 수키와 막새들이며 그 연대도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가 없는 수키와 막새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고구려에서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를 돌린 형식의 무늬를 가진 수키와 막새가 왜 안학궁에서만 드러나는가? 그것은 고구려의 궁성으로서의 안학궁의 성격과 관련된다. 안학궁은 궁성으로서의 지위를 잘 나타낼 수 있도록 당시로서는 가장 훌륭한 건축재료와 우수한 건물 장식수법을 이용하여 건설함으로써 건축물의 질을 보장함과 함께 장식을 아름다우면서도 위풍있고 세련되게 하였다. 높이가 2.1m로 추정되는 치미는 그것을 지붕 위에 올려놓은 건물의 웅장성을 짐작하게 할 뿐 아니라 조형상 나무랄 데 없이 보기 좋아 안학궁의 우아하고 장중한 건축미를 보여주는 단적인 실례로 된다. 안학궁의 건물 처마장식에 이용된 기와 막새들 역시 그 시기 다른 고구려 유적들에서 나오는 막새 무늬 도안과 같으면서도 건물의 품위를 돋구어 줄 수 있게 보다 섬세하고 세련미있게 형상하였다. 수키와 막새테두리에 구슬무늬를 돌린 것 역시 고구려가 대성산 일대에 수도를 두고 있던 시기 궁성으로서의 품위를 돋구기 위하여 안학궁 궁성 건축장식에만 이용한 막새 무늬 도안의 하나이며 그 결과 이 형식의 수키와 막새는 안학궁에서만 나오게 되었다고 할수 있다(안학궁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 고찰에서 구슬무늬의 변천과정과 연대 등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논하려고 한다).
이상과 같이 안학궁에서 드러난 수키와 막새 무늬들은 고구려 궁성으로서의 안학궁의 성격과 존재시기를 말하여주는 동시에 고구려의 발전된 건축 장식술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들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 각주 186)
    2002, 『고구려기와에 관한 연구』, 76~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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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주 187)
    1989, 『동양문화사기요』제108책(일본 : 삼양사), 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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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주 188)
    2005, 『대성산성일대의 유적을 통하여 본 고구려의 강성』(과학백과사전출판사),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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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주 189)
    위의 책, 위의 쪽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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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궁터에서 나온 수키와 막새 무늬에 대하여 자료번호 : cr.d_0006_0020_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