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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각화

조사 개요 및 유적지 현황

  • 편자
    장석호

Ⅱ. 조사 개요 및 유적지 현황

1. 조사 개요
 한국의 고구려연구재단(현 동북아역사재단)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물질문화사연구소는 2006년 여름에 러시아의 하카시아 자치공화국과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의 미누신스크와 크라스노투란 지역, 즉 ‘하카스코-미누신스크 분지’ 일대와 투바의 예니세이 강 상류지역 및 헴치크 강변에 분포되어 있는 암각화를 공동 조사하기 위하여 협정서를 체결하였다. 양측이 체결한 협정서에 따라서 한국 측에서는 김정배(전 고구려연구재단 이사장)와 장석호가 러시아 측의 연구자와 공동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하였다. 하카스코-미누신스크 분지의 암각화 조사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물질문화사 연구소의 선임연구위원 N. A. 보코벤코 박사와 공동으로 진행하였으며, 투바공화국 내의 암각화는 같은 연구소의 마리나 킬루노브스카야 박사와 함께 조사하였다.
 조사 기간은 2006년 6월 23일부터 7월 29일까지였으며, 처음의 일주일은 양국의 참여자들이 조사 지역에 대한 개괄적인 답사를 실시하였다. 이후 7월 말까지는 본 조사가 이루어졌다. 우선, 7월 1일부터 7월 13일까지 하카스코-미누신스크 분지 내의 암각화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때 하카시아 자치공화국의 수도 아바칸에서 약 75km 정도 북쪽에 위치한 바야르 산맥 내의 암각화에서 비롯하여 다시 아바칸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이내에 있는 사프로노보와 카자노프카 일대, 미누신스크에서 북쪽으로 120km 이내에 있는 브이치하 등 아바칸과 미누신스크를 중심으로 하여 반경 약 100km 내외의 지역에 있는 암각화를 조사하였다.
 7월 14일에는 한국 측 조사자 장석호가 투바의 크이즐 시로 이동하였으며, 그곳에서 마리나 킬루노브스카야 박사와 공동으로 도게 바르이를 비롯한 크이즐 근교의 암각화와 크이즐에서 서쪽으로 약 150km 외곽에 있는 스인 츄레크, 270km 지점의 비치그티크 하야, 220km 지점의 샨치크, 그리고 예니세이 강 상류의 알라가, 우스트 모자가, 비치그티크 하야, 우스트 사르골 등지의 암각화를 7월 23일까지 조사하였다.
 7월 24일에는 다시 크이즐에서 아바칸으로 이동하여 귀국 준비를 하는 한편, 조사가 미진했던 쉬쉬카와 아글라흐트이 등지를 N. A. 보코벤코 박사와 공동으로 재조사하였으며, 샬라볼리노 바위그림을 추가로 조사하였다. 6월 23일부터 7월 29일까지 총 37일의 기간 중 현장 조사는 31일간 실시하였으며, 나머지 6일은 한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아바칸으로의 이동과 반대로 귀국 그리고 아바칸과 크이즐의 이동 등으로 보냈다.
답사장면
- 말르이 바양 콜
 현장 조사는 사진 촬영과 형상 채록 등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사진 촬영은 다시 두 가지 방법으로 실시하였다. 하나는 디지털 카메라를 통한 촬영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슬라이드 촬영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디지털 카메라를 통한 촬영을 중심으로 하였고, 슬라이드 촬영은 보조적이며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사진 촬영은 가능한 한 전 형상을 대상으로 하여 진행하였으며, 그 일차적인 목적은 현상 기록과 보다 현장감 있는 사진 자료집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조사 기간 중에 지루하게 내린 비와 흐린 날씨 등 예상치 못했던 일기불순으로 인하여 촬영에 큰 어려움이 따랐다.
 형상 채록은 폴리에틸렌을 통한 옮겨 그리기와 탁본 등의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하였다. 탁본은 가능하고 또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한정적으로 실시하였으며, 이 때 채택한 방법은 모두 건탁이었다. 그러나 그 실시 횟수는 브이치하, 비치그티크 하야, 스인 츄레크 등 모두 세 번이었으며, 탁본으로 얻은 자료는 형상 판독 및 타격 흔적 파악 등의 보조적인 자료로 활용하였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탁본은 효용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도 극히 제한적으로 시도하였다.
 이번 조사에서 채택한 형상 채록의 방법은 폴리에틸렌을 통한 옮겨 그리기였다. 그것은 폴리에틸렌을 이용하여 암각 내용을 하나하나 모사해 내는 것이었다. 이 채록 방법은 형상을 정교하게 채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각의 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탁본이나 합성수지 등을 통해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이루어진 암각화 복제의 폐해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옮겨 그리는 형상 채록의 정확성과 암각화 보호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효용성을 인정받아 전문가들이 일찍부터 채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공동으로 조사한 유적지는 대부분 규모가 커서 많은 것은 형상의 개체 수가 5천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들도 있었다. 이와 같은 암각화는 단기간의 조사로 그 전모를 파악할 수 없는 것들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각 암각화 가운데서 독립적이면서도 가장 특색이 있는 암각화들을 선별하여 채록을 하였다. 물론 채록한 암면들도 보통은 10m 이상의 큰 암면에 수 십 개 혹은 수 백 개의 형상들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폴리에틸렌을 통해서 채록한 형상의 총 연장은 100m가 넘는다.
 뿐만 아니라 이번 공동 조사에서는 하카스코-미누신스크 분지 일원에 분포하고 있는 타가르 시대(기원전 1천년기)의 무덤 주변에 세워진 둘레돌 가운데 새겨진 형상들도 적지 않게 채록하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무덤을 조성하던 당시나 혹은 그 후에 새겨진 것도 있지만, 그 가운데 일부는 이미 암각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재활용한 것도 있다.
 채록한 형상은 한국으로 귀국하자마자 곧장 반투명 투사지(tracing paper)에 옮겨 그린 후, 그것을 다시 50% 축소 복사하였다. 그런 다음 스캔하고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였다. 채록한 형상을 투사지에 옮겨 그리고 또 스캔하여 형상 하나하나를 자료화하는 일은 집약적인 노동력과 절대적인 시간 그리고 전문적인 기능이 필요한 일이었다. 또한 촬영한 사진들을 분류하고 공동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작업에도 절대적인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하여 바위그림 연구의 기초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2. 바위그림 유적지현황
1) 하카스코-미누신스크 분지
 이 지역에서는 아바칸을 중심으로 하여 세 개의 방향을 따라 암각화 조사가 이루어졌다. 첫 번째 지역은 아바칸에서 북쪽으로 74km 지점인 바야르 산맥 일대의 암각화이다. 두 번째는 아바칸의 남쪽 지역이며, 폴타코프, 사프로노보, 카자노프카 등 주로 무덤 둘레돌에 시문된 형상들이다. 세 번째는 아바칸의 동쪽 지역으로, 이 지역은 미누신스크에서 120km 이내에 있는 바위그림들이다.
 바야르 산맥은 트로이츠카 마을 근처에서 시작하여 예니세이 강변까지 이어진 나지막한 산줄기이며, 이 속의 이곳저곳에 있는 바위들에 형상들이 시문되어 있다. 그 가운데는 이미 학계에 널리 알려진 말라야와 발샤야 등 두 개의 암각화뿐만 아니라 아직 정확히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몇 곳의 그림도 조사하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말라야 암각화는 모두 채록하였고, 발샤야는 사진 촬영만 하였다. 그 밖에도 몇 곳의 암각화를 부분적으로 채록하고 촬영하였다. 또한 아글라흐트이 암각화 유적지에서는 샤먼 카멘(무당바위)에 시문된 형상과 오가는 길에 모호프 마을과 프리고르스크 근처의 타가르 시대 쿠르간 둘레돌에 시문된 형상들을 조사하였다.
 남쪽 지역에서는 주로 무덤 둘레돌에 시문된 형상을 집중적으로 조사하였다. 아바칸에서 남쪽으로 반경 100여 km 내의 니즈냐야 바자, 스이르이 등지의 쿠르간들과 폴타코프 암각화 박물관, 사프로노보, 카자노프카 등지에 집중되어 있는 무덤 둘레돌의 형상을 채록하였다. 폴타코프 암각화 박물관은 폴타코프 마을 문화원 곁에 있으며, 아바칸 일대에서 수집한 이즈바야니에를 비롯한 거석 기념물과 형상이 시문되어 있는 각종 무덤 덮개돌이나 둘레돌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조사 장면
- 쉬쉬카
 동쪽 지역의 바위그림들은 미누신스크를 중심으로 하여 가까이는 10여 km의 쉬쉬카와 세들로비노, 투바 강변의 샬라볼리노 그리고 멀리는 120km 지점에 있는 브이치하 등지의 바위그림을 조사하였다. 이들은 모두 하나의 유적지이지만, 강변을 따라 이어진 암맥들에 오랜 기간에 걸쳐 형상들이 제작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형상의 개체의 수는 보통 수 백 개를 넘으며, 일부 유적지의 경우는 정확하게 몇 점 정도의 형상이 그려져 있는지 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 투바 공화국 내의 암각화
 투바 공화국에서도 크게 세 지역의 암각화를 조사하였다. 그 가운데 첫 번째는 수도 크이즐 근교에 있는 말르이 바얀 콜과 도게 바르이 등의 암각화이며, 두 번째는 크이즐의 서쪽 지역에 있는 스인 츄레크, 비치그티크 하야, 샨치크 등지의 암각화이다. 세 번째의 것은 예니세이 강 상류지역의 알라가, 우스튜 모자가, 우스튜 사르골, 비치그티크 하야 등지의 암각화들이다.
 말르이 바얀 콜은 크이즐 시 근교의 다차 마을에 있는 유적지로서 울루크 헴 강 오른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말르이 바얀 콜 그림은 산의 남쪽 경사면 바위에 그려져 있다. 이 암각화 속에 표현된 형상은 실물대 또는 그것보다 큰 것(1.5m에서 3m에 이르기까지)에서부터 10cm 전후의 형상에 이르기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이 유적지에 대해서도 아직 완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림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타까운 것은 건조한 기후, 산기슭을 따라서 난 도로, 무분별한 채석 등으로 인해 그림이 있는 바위와 함께 토사가 계속 무너져 내리고 있고, 그에 따라서 암면들도 붕괴일로에 있는 현실이다.
 도게 바르이 암각화는 크이즐 시로부터 서쪽으로 7km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산기슭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넓적한 바위에 사슴, 산양, 사냥꾼, 마차, 바위구멍 등의 형상들이 새겨져 있다.
 스인 츄레크와 비치그티크 하야 그리고 샨치크 등은 외곽에서 서쪽으로 150km에서 270km 사이의 거리에 위치해 있는 암각화 유적지들이다. 각각의 유적지는 저마다 특색이 있는 형상들이 새겨져 있으며, 하나의 유적지에서도 각각의 암면에 따라 묘사된 내용과 스타일이 다르다. 이 두 번째 그룹은 주로 스텝 가운데 산 혹은 스텝과 이어진 산기슭의 바위에 시문되어 있다.
조사 장면
- 쉬쉬카
 세 번째의 것은 예니세이와 칭게 두 강이 합수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하여 좌우에 있는 산기슭이나 강 가운데 있는 섬 속의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이다. 알라가 암각화는 칭게 강 하구의 오른쪽에 있는 카라 두루크 산의 기슭에 있으며, 우스튜 모자가는 합수 지점의 예니세이 강 가운데 있는 섬이다. 우스튜 사르골과 오르타 사르골은 칭게 강의 맞은 편 산기슭에 있으며, 비치그티크 하야는 합수지점에서 6km 정도 아래쪽의 강변에 있는 바위에 새겨져 있다.
 투바공화국 내에서 조사한 그림은 전부 암각화이다. 이 지역에서 조사한 유적지 가운데는 물감으로 채색하여 그린 소위 암채화나 쉬쉬카의 예에서 살필 수 있는 것처럼 새긴 후 물감을 칠한 절충식 화법으로 그린 형상도 없었으며, 오쿠네보 문화기의 이즈바야니에나 스키타이 시대의 사슴돌 등 선돌 형식의 거석에 시문된 형상이나 무덤 주변의 둘레돌 혹은 덮개돌 같은 곳에 새겨진 형상들은 조사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대부분의 암각화 유적지는 강변에서 멀지 않은 곳의 산기슭에 있는 바위에 시문된 것으로, 아래위로 단을 이루고 있거나 좌우로 길게 이어진 암맥에 새겨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독립된 바위에는 각각 특색이 있는 형상들이 새겨져 있으며, 그것들은 비록 같은 유적지라고 할지라도 서로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3. 조사의 의의
 이처럼, 이번 2006년도에 한국과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물질문화사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한 지역은 하카스코-미누신스크 지역 총 13곳이며, 투바 지역은 10곳이다. 이 지역의 바위그림을 주목하고 또 공동으로 조사·연구한 가장 큰 목적은 보다 거시적인 공간 속에서 중앙아시아의 바위그림을 조망하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 그 주변 지역은 동질의 문화 현상을 띠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질성도 관찰되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의 바위그림을 통해서 현재 한반도의 북부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중국 선사 및 고대 문화의 시기별 북방 한계와 중앙아시아 수렵 및 유목 문화의 남방 한계, 즉 양 문화의 경계 지역을 추적해 나갈 것이며, 또 시대 별로 이 지역에서 피고 진 선사 문화와 그 권역 그리고 교류의 루트를 복원해 나갈 것이다. 또한 선사 시대에서 고대 사회에로의 이행기의 문화상과 계통성의 문제도 파악해 나갈 것이다.
 이번 공동 조사 연구 결과물은 넓게는 북쪽으로는 산지 알타이와 바이칼 주변, 서북쪽으로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 그리고 동으로는 연해주 일대, 좁게는 몽골과 중국 북부 지역과 옛 만주 그리고 한반도의 바위그림을 직접 비교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시원 문화의 형성기에 중앙아시아에서 꽃 핀 선사 시대의 문화권을 추적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자료 및 한국 선사문화의 계통성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주었다.
 이번 한·러 공동 바위그림 연구 및 그 결과물은 그동안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이 지역의 바위그림들을 하나의 자료집으로 집대성하였다는 점과 이들 통해서 하카스코-미누신스크 분지와 투바 지역의 선사 시대 바위그림의 현상과 연구 현황을 세계 학계에 소개할 수 있게 된 점 그리고 특히 한국의 선사학 연구자들에게 그러한 실상을 소개할 수 있게 된 점 등에서 큰 의의가 있다.
형상 채록
- 쉬쉬카
형상 채록
- 쉬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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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개요 및 유적지 현황 자료번호 : ag.d_0003_0010_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