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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되살아난 우리의 역사 고구려 평양성

현재의 평양에서 과거의 모습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일제강점기와 1960년대의 개발은 평양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몇몇 건축물과 모란봉을 둘러싼 성곽을 제외하면 일제강점기 이전 평양의 모습을 확인하기 힘들다. 하물며 1,350여 년 전 고구려 멸망 이후 사라진 고구려 수도 장안성의 모습을 확인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직접 방문하여 조사하기 힘든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무언가,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유산의 디지털 복원 작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고대 도성 복원에도 활용되었는데, 신라와 백제의 경우가 그렇다. 이미 여러 차례 왕경의 디지털 복원 작업이 있어 왔다. 고구려의 경우에는 아직 왕경의 복원이 활발히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안악3호분 등의 고분을 중심으로 디지털 복원 작업이 수행되어 왔을 뿐이다. 신라의 경주나 백제의 사비와 달리, 복원에 필요한 기초적인 조사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조사와 연구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고구려 도성 구조에 대한 개략적인 복원도만으로는 사실상 일정 수준의 복원조차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의 연구와는 다른 연구방식을 찾기로 했다. 평양성은 규모면에서 장대하다. 장대함은 필연적으로 다양하면서도 많은 수효의 세부 사항들을 간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복원작업에 따르는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예상보다 큰 성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큰 성과가 단기간에 가능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인터뷰) “이처럼 대규모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단계에 걸맞도록, 우리는 유적 복원의 가장 기초 단계라 할 수 있는 지형 복원을 먼저 시행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평양성의 외관을 한 눈에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성곽 복원도 함께 시도하도록 하겠습니다.” 천 년을 훌쩍 넘는 긴 시간은 틀림없이 지형에 있어서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을 것이다. 우리는 먼저 입수가 가능한 모든 자료를 모으고 검토하기 시작했다. 우선 현재 평양 지형과 이전 시기 지형의 차이점을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위해 지리지를 비롯한 고문헌자료, 일제강점기의 지형도 자료, 이후 발굴조사자료, 그리고 조선 후기 평양의 모습이 담긴 기성도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일제강점기를 전후하여 제작된 지형도와 조선 후기 평양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묘사한 기성도를 연결하여 이해할 수만 있다면, 보다 먼 과거 시기의 평양 모습을 복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러 박물관을 다니며 다양한 종류의 소장본을 검토한 끝에 기성도 제작 시기에 따른, 지형의 변화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일제는 그들의 필요에 의해 많은 지형 관련 자료를 만들었다. 이 중에서 1910년대의 지적도 및 그 이전에 제작된 평양 내성지도를 통해 일제에 의해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기 전 평양의 지형을 볼 수 있었다. 1910년대의 지적도와 각종 지형도 이들 자료를 토대로 평양성 복원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지형 복원을 시도해 보았다. 이것으로 지형 복원이 완료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는 지금도 새로운 자료 입수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새로운 자료가 입수되는 대로 지금까지 작업한 결과와 비교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해 나가며, 마침내 새로운 결과물을 산출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즉 지형 복원은 늘 미래형이라는 점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기성도는 지형복원보다는 성곽복원에 더욱 큰 도움이 돼 주었다. 우리는 두 개의 기성도를 주목하였다. 송암미술관 소장본과 육군박물관 소장본이 그것이다. 송암미술관 소장본은 가장 오래된 기성도로 알려져 있다. 육군박물관 소장본은 송암본과 제작 시기에 차이가 있고 성곽 등의 지형 지물 묘사가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이다. 우리는 송암본과 육군박물관본을 비교해가며 복원 연구에 활용해 보았다. 특히 외성과 중성 성벽의 경우 송암본은 석축이 하부에서 잘 확인되는 데 비해 육군박물관본은 대부분 토축만 확인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성도 외의 자료 연구로 우리는 수정이 요구되는 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례로 내성의 남문인 주작문의 경우, 새로운 자료가 발견될 때마다 그 정확한 위치가 계속 수정되었다. 이와 같은 점을 보면, 성곽 복원의 경우도 지형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장차 수정 가능성이 높은, 일종의 열린 결말인 셈이다. 지금까지의 복원 연구를 통해 우리는 더욱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고구려 평양성이 거론될 때면 항상 빠지지 않는 사항이 바로 외성의 방리구획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유형의 구획이 중성에도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 조사를 통해 명확하게 검증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의 복원 연구를 통해 궁궐의 입지를 복수로 상정하는 초기의 견해도 무시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는 과거 고구려 평양성을 이해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도성 플랜의 1차 개념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시대의 평양성과 고구려 평양성의 내부 구조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게 되었다. 더 나아가 고구려 당시의 왕경인 평양에 대한 개략적인 삼차원 그래픽 복원도 시도해 보았다. 기존 자료의 재검토, 검증과 정리, 기성도 및 지형 연구, 성곽 연구, 그리고 디지털 복원... 이러한 일련의 흐름 속에 고구려 평양성이 점차 형태를 갖추어 가고 있다. (인터뷰) “이것은 우리 의식 속에 고구려의 역사가 생생하게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제 첫걸음을 내딛었을 뿐이지만, 모든 역사의 현장이 우리가 하고 있는 디지털 복원 연구를 통해 빠짐없이 되살아나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