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청룡, 서방의 백호, 남방의 주작, 북방의 현무로 대표되는 사신개념은 중국 고대의 오행사상 및 천문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강서대묘는 벽면에 묘사된 사신 이외에도 천정 중앙에 황룡이 묘사되어 완벽한 오행사상을 구현시키고 있다. 강서대묘의 사신도는 회화기법 측면에서도 절정기의 양식을 보여준다. 잠시의 주저함 없이 일필로 휘두른 유려한 선과 화려한 색채,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 넘치는 사신의 모습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고구려인들의 웅혼한 민족적 기상과 예술적 혼을 전달해 주고 있다.

1) 청룡도


청룡도(복원후)용은 선사시대부터 고대인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숭앙되던 신화적 동물로 동방을 상징한다. 포효하는 듯 크게 벌린 입에서는 붉은 기운이 강렬하게 뻗쳐 나오고, S자형으로 흘러내린 목선과 몸통부분에는 푸른색, 녹색, 붉은색을 번갈아 채색하였다. 그 위에 검은 망사무늬의 비늘을 묘사하여 신비롭고 화려한 용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가슴 양옆으로 꿈틀거리듯 붉은 색으로 묘사된 화염무늬 형태의 날개와 도약하려는 듯 크게 벌린 앞 다리의 자세에서 진취적이며 활달한 고구려인의 기상을 느낄 수 있다.

2) 백호도


백호도(복원후) 호랑이는 청룡과 달리 실재하는 동물로, 그 용맹스러움으로 인해 원시시대부터 민간신앙의 대상이 되어왔으며, 오행사상에서 서방을 상장하는 동물이다. 악귀를 쫓아내려는 듯 부리부리하게 치켜 뜬 눈과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 크게 벌린 입에서 백호의 용맹성을 엿볼 수 있다. S자형의 목선, 계단형으로 마무리된 꼬리, 앞 다리를 위 아래로 힘껏 벌린 자세는 청룡도와 매우 유사하다. 가슴부분에 묘사된 선명한 색채의 붉은 날개가 신수로서의 백호의 성격을 잘 말해준다. 청룡도와 마찬가지로 유려하면서도 힘찬 필선을 보여준다.

3) 주작도


주작도(복원후) 주작도 청룡과 같은 상상의 동물이며 남방을 상징한다. 그 모습은 봉황과 흡사하다. 힘차게 퍼덕이는 날개와 회오리치듯 말아 올린 꼬리의 강렬한 곡선, 온몸에서 불길처럼 뿜어 나오는 깃털, 붉은 색과 녹색의 기운이 감도는 화려한 모습은 불의 기운을 지닌 남방의 신수로서의 주작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주작의 발아래 묘사된 불그스레한 산악도는 화면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4) 현무도


현무도(복원후) 현무는 북방의 흑색을 뜻하는 현(玄)과 거북의 견고한 등껍데기를 상징하는 무(武)에서 비롯된 명칭으로, 북방을 상징하는 수호신이다. 고대의 신화전설에 의하면 거북은 수컷이 없어 잉태하려면 그들과 머리가 비슷하게 생긴 뱀과 짝을 지어야 하였기 때문에 화면에 보이는 이들의 교묘한 엉킴은 투쟁이 아닌 음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거북을 휘감은 뱀의 긴 타원형 곡선과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는 거북과 뱀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화면에 역동성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이 현무도는 거북의 안정감 있는 자세와 뱀의 탄력적인 곡선이 절묘하게 조화된, 고구려 최고의 현무도상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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